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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삼성·교보 등 불참… 토종 vs 외국계 힘겨루기

●베일 벗는 ING생명 인수전<br>'황금알 시장' 중국·인도 법인은 매각 대상서 빠져


ING생명의 아시아ㆍ태평양 법인 인수전이 5월 말 예비후보군(쇼트리스트) 선정으로 베일을 벗는다.

특히 지난 18일 예비입찰 마감 결과 대한생명이 홍콩ㆍ말레이시아ㆍ태국 법인 인수에 뛰어들고 삼성ㆍ교보ㆍ푸르덴셜생명 등은 불참하는 등 당초 전망과는 사뭇 다른 결과가 나왔다. 아ㆍ태 법인 가운데 중국과 인도 법인이 매각 대상에서 빠진 것도 눈에 띈다.

ING생명은 일단 쇼트리스트 선정 이후 곧바로 실사에 들어가 오는 7월 말께 본입찰을 체결하는 등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재정 위기 여파로 글로벌 금융 시장에 불안감이 적지 않지만 내년에 네덜란드 정부에 30억유로(4조5,000억원)의 공적 자금을 상환해야 하는 만큼 매각 작업을 지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딜에 정통한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몇몇 유력 후보들이 예비 입찰에서 빠지기는 했지만 총 10여개 후보가 이번 인수전에 명함을 내밀었다"며 "금융 시장 환경 등을 감안하면 흥행 성적도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전했다.

◇외국계에 토종 자본 도전 구도로 짜여=당초 ING생명 인수전은 AIA그룹ㆍ메트라이프 등 외국계 자본 간의 힘겨루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일괄 매각시 매각 자금만 8조원이 넘는 대형 딜이어서 자금 여력 등에서 국내 자본이 열세에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ING생명 한국 법인 인수에 나선 KB금융지주의 어윤대 회장은 최근 "KB금융지주의 낮은 주가로 높은 인수 가격을 제시하기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예비입찰이 마감된 현 시점에서도 이 같은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한국 법인과 홍콩ㆍ말레이시아ㆍ태국 법인 인수전이 모두 토종과 외국 자본 간의 대결 구도로 짜인 점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교보생명이 인수전에서 빠지고 대한생명은 동남아 법인에 관심을 보이면서 국내 법인끼리 경쟁하는 모양새는 피하게 된 셈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KB금융지주나 대한생명이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인수 의지 아니겠느냐"며 "객관적인 여력만 놓고 보면 외국계에 밀리지만 인수합병(M&A)을 둘러싼 변수가 워낙 많아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 인도 법인은 매각 대상에서 빠져=ING생명은 당초 7개 아ㆍ태 법인을 모두 매각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보니 중국과 인도 시장은 매각 대상에서 빠졌다.

황금알을 낳는 시장으로 통하는 중국과 인도만은 끝까지 들고 가겠다는 ING생명의 의도가 감지된다. 특히 예비입찰 마감 하루 전인 지난 17일 삼성생명이 ING생명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이유도 어느 정도 해소되는 대목이다. 삼성생명이 관심을 가졌던 법인이 바로 인도 법인이었다. 삼성생명은 인도 당국이 해외 보험사의 경우 보험사 지분의 최대 25%만 갖도록 규제를 가하자 인수전에서 차츰 발을 빼는 모양새를 보였다.

교보생명은 출자총액한도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ING생명 인수를 위해서는 3조원가량의 자금이 필요한데 출자총액한도 때문에 자금 마련이 쉽지 않다는 판단이 있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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