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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뱉는 버릇/강진경 영동세브란스병원장(로터리)
입력1997-07-22 00:00:00
수정
1997.07.22 00:00:00
강진경 기자
어디를 보아도 나무랄 데 없는 잘생긴 청년, 잘 빠진 몸매에 화려한 옷을 걸치고 예쁘게 화장한 아름다운 여성, 이런 젊은이들이 길을 가다가 아무데서나 침을 뱉는 광경을 보게 되면 혐오감이 들 것이다.그러나 길을 가다 보면 이런 광경을 너무나도 자주 보게 된다. 버스를 몰고 가면서 창을 내리고 가래침을 뱉는 운전기사도 있고 고급 자가용을 몰고 가면서 창 밖으로 침을 뱉는 점잖은 여성도 볼 수 있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가장 싫어하고 이해 못하겠다고 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이처럼 아무데나 침을 뱉는 행위다.
침은 귀밑의 침샘에서 분비되며 소화를 돕는 여러 가지 효소를 포함하고 있어서 음식물을 소화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입안이 마르지 않도록 항상 적정한 수분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고 공기를 통하여 입 안으로 들어오는 세균을 죽이는 역할도 한다. 따라서 침을 뱉게 되면 입안의 여러 가지 세균이 침과 함께 땅에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가래침은 숨을 쉴 때 기도를 통해 들어온 공기 중의 불순물들이 기관지에 있는 섬모에 의해 다시 바깥으로 나와 침과 함께 섞인 것으로 말할 것도 없이 여기에는 불순물과 세균이 득실거린다.
이렇게 뱉은 침들은 흙과 섞여서 건조되며 다시 먼지가 되어 우리의 몸으로 들어오게 되므로 침을 뱉는 것은 매우 몰상식하고 다른 사람에게 병을 옮길 수 있는 비위생적인 행위다. 우리나라의 결핵유병률이 아직도 유의하여야 할 수준에 있다는 사실로 볼 때에도 침을 뱉는 것은 절대로 삼가야 할 일이다.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를 앞둔 나라에서 이런 몰상식한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점에서 부모들은 수능시험성적에 대한 관심에 앞서 자녀들에게 침을 뱉지 않는 생활습관부터 가르쳐야 한다.
침을 아무데나 뱉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침을 뱉는 습관을 가지게 되는 것을 볼 때 침뱉는 습관이 대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어른들이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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