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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박희태 의장 당장 물러나라"

"불출마 선언으론 부족"<br>결국 사퇴수순 밟을듯

박희태 국회의장이 18일 새벽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침통한 표정으로 대기하던 승용차에 오르고 있다. /인천=오대근기자

박희태 국회의장의 오는 4∙11 총선 불출마 선언에 대해 정치권은 일제히 "지금 당장 사퇴하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불출마 선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는 만큼 박 의장이 결국 사퇴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갖고 "검찰수사가 장기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조속히 실체가 규명될 수 있도록 관련자들은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며 박 의장을 압박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어 "여야 원내대표들이 만나 이 문제를 조속히 현명하게 해결해나가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권영세 사무총장도 이날 회의 전 기자들을 만나 "(박 의장이) 경륜에 걸맞은 결단을 조속히 해주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민주통합당은 박 의장의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는 한편 본회의 사회도 거부할 방침이다. 오종식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사죄하는 마음으로 불출마한다거나 기억이 희미해 모르겠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고 농락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 대변인은 "(박 의장이 사퇴하지 않는다면) 국회의 권위는 땅에 떨어지고 세인의 조롱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야가 한 목소리로 박 의장의 즉시 사퇴를 주장하는 것은 총선을 앞두고 돈봉투 사건으로 정치권 전반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악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박 의장을 계속 끌어안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박 의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아무리 엄청난 쇄신책이 나와도 묻혀버릴 수밖에 없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여야는 조만간 원내대표 회담을 갖고 박 의장의 사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19일 본회의가 열릴 경우 박 의장 대신 정의화 부의장이 사회를 볼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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