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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무진 살림솜씨가 아니고서는 맡긴 힘든 마을 부녀회장을 일본 여성이 맡았다. 전남 해남군 옥천면 흑천마을의 부녀회장인 소메야 유우코(38)씨는 10년 전 일본에서 국제결혼해 남편 임경진(38ㆍ오른쪽)씨를 따라 해남으로 시집왔다. 특히 외국에서 시집온 그가 부녀회장이 된 것은 시어머니, 시동생, 자녀(3명)들까지 무려 7명의 대가족을 챙기면서도 마을 일에 항상 참석하는 등 열심히 사는 모습을 지켜본 주민들이 만장일치로 추대했기 때문. 소메야씨는 “처음에는 그동안 살아온 문화가 달라 잘할 수 있을까 많이 망설였다”며 “주민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마을 일을 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홀로 사는 노인들이 많고 주민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제법 많아 보람 있다”고 덧붙였다. 그에게 새로운 환경과 생활에 대한 적응이 쉬웠던 것만은 아니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유우코입니다”라는 말만 익힌 채 이국 땅으로 시집온 그는 말도 통하지 않고 생활습관도 너무 달라 그동안 새로운 것과 익숙해지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야만 했다. 소메야씨는 “직접 한글을 가르쳐주며 든든한 외조를 해준 남편과 음식을 만드는 방법을 직접 알려주시고 마을 대소사에 항상 며느리를 대동해 해남 사람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도와준 시어머니 때문에 오늘이 있었다”며 “주민들을 위해 헌신봉사하겠다”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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