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거주하는 일본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의 저출산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데다 산업 공동화 등으로 일본을 떠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7일 일본 총무성의 국세조사를 인용, 일본에 사는 외국인이 늘어나면서 총인구는 소폭의 오름세를 보였지만 외국인을 제외한 일본인 인구는 지난해 1억2,536만명에 그쳐 5년 전에 비해 37만명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총무성 조사에서 외국인을 제외한 일본 내국인 수가 줄어든 것은 조사가 시작된 지난 70년 이래 처음이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총인구는 이미 지난 수년 전부터 마이너스 증가율로 돌아서며 급진전되는 저출산 고령화 추세에 경종을 울린 바 있다. 후생노동성이 발표하는 인구동태통계에서 일본 인구는 2005년에 사망자 수가 신생아 수를 웃도는 감소세를 보였으며, 지난 2007년부터 4년 연속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일본은 2차 대전 직후인 지난 1950년에만 해도 세계 5위의 인구 강국이었지만 2010년 현재는 10위로 밀려난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는 40년 뒤인 오는 2050년에는 인구 수가 필리핀이나 멕시코 등에도 밀려나 세계 16위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인구 감소와 함께 고령화에는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65세 이상 인구는 5년전 대비 357만명 이상 늘어난 2,925만명에 달해 전체의 23%를 차지했다. 이는 세계에서도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로, 2위인 독일이나 이탈리아(20.4%)와의 격차는 점차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5세 미만 인구는 72만명, 15~64세 인구는 306만명씩 각각 줄었다. 앞서 지난 5월에 총무성이 발표한 추계인구에 따르면 15세 미만 어린이 수는 벌써 30년 연속으로 감소 행진을 벌이고 있다. 올 4월 현재 일본 어린이 수는 1,693만명으로 1950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이처럼 저출산 고령화로 현재 또는 미래에 경제활동의 주축이 돼야 할 젊은 층이 급감함에 따라 지금까지 20년째 성장의 발목이 잡힌 일본 경제는 앞으로 한층 급격하게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일본판 베이비 부머인 단카이 세대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일본 경제는 노동인구 공백과 소비 위축, 연금지급에 따른 재정난 심화 등 심각한 부작용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일본 내부에서는 인구 감소분을 메우기 위해 이민근로자 유입을 적극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국립사회보장ㆍ인구문제연구소에 따르면 줄어드는 인구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이민자 수는 2010~2019년에 459만명, 2020~2029년에 644만명 등 2005~2050년까지 누적으로는 무려 3,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 경우 2030년에는 일본 인구 10명 중 한 명, 2055년에는 약 5명에 한 명이 외국인이 된다는 추산이 나와 장차 심각한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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