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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후폭풍] 당국 환율 방어 안간힘속 투기세력 가세… "1200원 시간문제"

■ 원·달러 환율 가파른 상승<br>달러 매수 급속도로 확산땐 저지 수단 한계<br>美신용 강등후 원화가치 亞서 최대 폭 하락<br>"당분간 환율 상승 대세로 굳어질수도" 진단

22일 서울 중구 명동 외환은행 본점 글로벌마켓영업부 딜러들이 외환시장이 개장하자마자 원^달러 환율이 1,170원 후반대로 치솟자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이호재기자


대외 불안에 따른 원ㆍ달러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 속도를 놓고 역외 투기세력과 외환 당국 간 힘겨루기(power game)가 본격화하고 있다. 정책 당국이 구두 개입과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통해 환율 급등 저지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원화가치 추가 하락에 베팅한 역외세력들은 투기성 원화 매도공세까지 나서면서 원ㆍ달러 환율은 천장이 뚫린 듯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달 5일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가중된 후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는 무려 7.2%나 급락, 아시아 통화 중 하락폭이 가장 깊었다. 전문가들은 외환 당국이 환율 상승을 저지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이 제한돼 있는데다 외국인들의 한국 유가증권 매도세가 속도를 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역외세력의 원화 매도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심리적 저지선인 달러당 1,200원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역외세력들이 한국 정부의 환율급등 저지에 대한 의지와 능력을 시험이라도 하듯 '원화매도ㆍ달러매수'에 나서며 투기성 거래에 나서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가 유럽 은행들의 신용경색과 유동성위기로 이어지면서 유럽계 투자자들이 자금확보 차원에서 한국물 채권과 주식을 처분하는 등 달러 실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더해 원화가치의 추가 하락을 겨냥한 핫머니도 급속도로 유입되면서 원ㆍ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일부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과 채권을 대거 정리하며 기존 원화매수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달러 환전 수요가 늘고 있다. 홍콩ㆍ싱가포르 등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이 같은 방향성을 예상하고 공격적으로 달러매수에 나서는 투기조짐까지 보이고 있다"고 시장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9월9일 이후 7거래일 만에 원ㆍ달러 환율은 100원 이상 급등했으며 14일과 19일, 22일에는 하루 상승폭이 20~3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개장 직후 외환 당국은 "(미국을 방문 중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신제윤 재정부 차관에게 직접 전화를 해 시장의 쏠림현상은 바람직하지 않으니 국제금융시장을 예의주시하라고 당부했다"는 내용의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지만 역외 원화매도 공세를 막아내지 못했다. 환율은 한때 1,8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현물환시장에서 평소 달러거래 규모는 100억달러 안팎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120억~130억달러까지 치솟는 등 최고 30%가량 증가하고 있다. 역외세력의 공격은 한국 정부가 3,100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을 이용해 공격적으로 달러 팔기에 나설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국이 환율상승을 저지하기 위해 대규모 달러매도에 나설 경우 인위적으로 환율을 조작한다는 멍에도 뒤집어쓸 수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급증하면서 신흥국 통화가 모두 떨어지고 있지만 문제는 원화가치 하락이 다른 통화에 비해 가파르다는 점이다.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글로벌 금융불안이 가중된 8월5일 이후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는 7.2%나 급락했다. 이에 반해 싱가포르달러(-3.8%), 대만달러(-3.4%), 말레이시아 링깃(-4.0%), 인도레시아 루피(-5.6%) 등은 원화보다 낙폭이 적었다. 중국 위안화는 이 기간 동안 오히려 0.95% 올랐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심리적 저항선인 1,200원선 방어가 힘들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경우 환율상승은 당분간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신흥국 중 원화가치 하락폭이 가장 큰 것은 한국의 경우 자본 및 외환시장 개방도가 높아 원화표시 자산을 매각해 달러로 환전하고 이를 본국으로 송금하는 것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올 들어 7월까지 유럽계 투자자들은 1조9,000억달러의 한국 채권을 사들였지만 8월부터는 매월 1조원 이상 보유채권을 처분, 현재는 순매도로 돌아선 상태다. 특히 환헤징을 하지 않은 외국투자가들은 환율상승으로 원화가치가 떨어지면서 보유 유가증권의 평가손실이 발생, 손절매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정경팔 외환선물 연구원은 "다른 신흥국 통화에 비해 원화가치 하락속도가 빠른 것은 유럽계 자금이 채권시장을 빠져나가고 있는데다 여타 외국인들마저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빠져나갈 우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투기세력의 달러매수가 본격화된다면 환율상승은 대세로 굳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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