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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경제 불안할수록 믿을건 金 뿐"

개인투자자들 "손실 가능성 작다" 매입 급증<br>전문가 "인플레 헤지 불분명·거품 우려" 회의적




"지난 2,000년 동안 금만큼 믿을만한 건 없었잖아요. (금 투자를 한다고) 비웃던 친구들도 요새는 안 그러더군요." 미국 오하이오 주에 거주하는 의사 스캇 밴 스테인 씨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손실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는 가장 믿음직한 투자수단으로 '금'을 꼽았다. 스테인씨만 금에 주목한 건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이 사들인 금괴가 전년도의 두 배인 872톤에 달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재앙에 가까운 금융위기를 목도한 이들이 허겁지겁 금을 사들인 것. 올해 들어서도 금 매입 붐은 여전히 강력하다. 지난 1ㆍ4분기에 개인투자자들이 매입한 금의 양은 지난 10년간 분기 평균보다 50%나 많다. 미 조폐국이 발행하는 투자 및 소장용 금화인 '아메리칸 이글'은 올해 상반기에만 79만개 가까이 팔려, 2008년 전체 판매량에 근접한 상태다. 자산운용사인 터치스톤의 션 프라이스 상무는 "경제전망이 불확실할수록 금이 인기를 끈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감도 금 매입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경기침체로 금 장신구 등의 판매량이 현저히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금값이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지난 4월 전문가들이 인플레이션 문제를 지적하기 시작할 때부터 온스당 900달러대를 넘어선 금값은 6월 초 온스당 983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금값이 다시 900달러 초반으로 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금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 아니라 인도가 금에 대한 수입 관세를 두 배로 올리겠다고 한 탓이다. 전문가들은 금 투자에 회의적이다. 우선 개미투자자들의 기대처럼 인플레이션 헤지(위험회피)용으로 적당한지 불분명하다. 1980년 당시 금은 온스당 850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는데, 2개월만에 44%나 값이 하락한 후 2008년 1월이 되어서야 다시 이 기록을 경신했다. 그동안 물가는 175% 올랐지만 금값은 0% 오른 셈이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다면 현재 금값은 온스당 약 2,206달러에 달해야 한다. 1930년대 대공황시대의 학자인 존 메이너드 케인스조차 금이 안전자산이라는 고정관념에 대해 "시대에 뒤떨어진 관념"이라고 비웃었을 정도다. 거품이 끼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2002년 이후 미국의 다우지수는 10% 하락한 반면 금값은 3배 올랐다. 안정성도 문제다. 지난 40년간의 추이를 살펴볼 때, 금 가격의 변동성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보다 약 30% 이상 더 변덕스러운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동안의 수익률 역시 S&P는 연간 9.1%였던 반면 금은 8.4%로 뒤쳐졌다. 전문가들은 금을 직접 보유하는 대신 금 광산 관련 주식 또는 금 선물거래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광산주가 항상 금값과 연동된다거나 선물거래로 언제나 이득을 볼 수는 없겠지만, 금괴를 직접 보유하는 것보다는 안정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집안에 금을 쌓아뒀을 때의 흐뭇한 즐거움은 포기해야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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