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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합병 형편따라 속도 양극화

은행합병 형편따라 속도 양극화公자금 추가조성 지연… 부실銀은 늦어질듯 「공적자금은행은 무리없이, 우량은행은 서둘러서」 은행권의 합병 속도가 양분화하는 조짐이다. 공적자금 투입은행간 통합이 벌써부터 노조의 반발 등에 부딪혀 숨고르기에 들어간 반면, 우량은행과 지방은행들의 짝짓기 작업은 벌써부터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정부의 그늘아래 놓여있는 은행들이 수동적 입장에서 2차 개혁을 바라보고 있는 반면, 여타 은행들은 말그대로 생존차원에서 합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양분화된 합병양상을 두고 혼란마저 일으키고 있는 상황. 과연 정부가 추구하는 합병의 모습과 속도(구조조정 의지)에 대한 회의감이 다시 불거지는 이유다. ◇거세지는 노조반발, 벌써부터 발빼는 정부= 정부는 최근 2차 은행구조조정의 원칙으로 크게 두가지를 내놓았다. 한빛·조흥 등 공적자금 투입은행은 금융지주회사 방식을 통해 정부가 주도적으로 진행한다는게 하나이고, 우량은행을 포함한 여타 은행은 자율에 맡기겠다는게 두번째 원칙. 특히 공적자금 투입은행은 지주회사법 통과와 함께 7월~8월사이 전격적으로 합병을 선언토록 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지난24일을 고비로 이같은 상황은 변했다. 이용근(李容根)금감위원장이 26일 『해당은행과 노조가 반발하면 강제 통합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힌데 이어, 이헌재(李憲宰)재경부장관도 이같은 뜻을 나타낸 것. 구조조정의 양축을 담당하는 두 부처의 이같은 모습에 시장은 즉각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 퇴색으로 받아들였다. 이는 27일 李장관과 李위원장 등이 잇따라 이남순(李南淳)한국노총위원장을 만나 강제합병은 없으며, 인력·점포의 급격한 축소는 없을 것이라는 점을 설득하면서 재확인됐다. 물론 일부 시각처럼 벌써부터 공적자금 투입은행간 연내통합이 물건너간 것처럼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러나 최소한 한달전의 정부 의지가 살아있는 것같지는 않고, 속전속결식 통합은 사실상 힘든게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내세운 이유는 크게 세가지. 우선 공적자금 조성문제다. 공적자금 투입은행간 통합은 필연적으로 추가 종잣돈(세금) 투입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국회동의를 통한 추가조성은 고려치 않고 있다고 강조한다. 종잣돈도 모자란터에 섣부른 통합이 가능하겠느냐는게 정부 스스로 내리는 진단이다. 다음은 기업자금난. 지주회사를 통한 통합은 합병과 다르긴 해도 기업금융의 큰 축인 한빛·조흥 등이 통합할 경우 여신한도 축소에 따른 기업자금난은 상당기간 피하기 어렵기 마련이다. 가뜩이나 자금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무리한 통합추진이 가능하겠느냐는 것. 정부는 점포·인원 축소가 없다고 하지만, 시너지측면에서 일부 감축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 당국자는 『구조조정 의지가 퇴색한 것은 아니지만 여러 여건을 감안할 때 예상보다 다소 늦어질 수 있으며, 절대 무리한 통합추진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공적자금 투입은행간 통합은 일정기간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빨라지는 우량·지방은행 움직임= 공적자금 투입은행과 달리 우량·지방은행들의 합병레이스는 빨라지고 있다. 광주와 제주은행이 대표적 예. 이들은 당장 은행부실이 공개되면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예금자보호축소는 오히려 장기적 장애물이다. 정부가 적기시정조치를 유예한다고 하지만, 시장은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 스스로 도태될 것이라는 얘기다. 광주은행이 조흥은행 등과, 제주은행이 중앙종금과 합병을 강행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다. 여타 지방은행들도 마찬가지. 대구은행이 외자유치를 통한 추가증자를 추진중이고, 부산·경남은행 등도 은행 건전성과 상관없이 고강도 자구노력을 펼치고 있다. 「6월말 시험」을 통과하더라도 예금자보호제도가 변경을 앞두고 지방은행의 입지는 좋아질게 뻔하다는 판단때문. 지방은행간 지주회사를 고리로한 통합논의도 수면위로 올라오는 조짐이다. 우량은행도 마찬가지. 하나-한미은행간 전략적 업무제휴는 우량은행간 합병을 위한 탐색전이 본격 시작됨을 시사한다. 물론 이번 제휴가 합병으로 연결될 지는 아직 미지수. 한미은행측은 여전히 주택 등 다른 은행과의 합병에 미련을 두고 있기 때문. 하지만 분명한 것은 두 은행의 제휴가 국민·주택 등 우량은행들의 합병전략에 속도가 붙게 만들었고, 김정태(金正泰)주택은행장의 말처럼, 『이번 여름은 땀이 많이 나는 계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합병논의가 예행연습이었다면, 본게임은 이제부터』라는 한 시중은행장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 입력시간 2000/06/28 18:35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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