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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체포… 유병언 차명재산 추적 빨라질듯

수배 6개월 만에 美서 송환… 兪씨 일가 은닉재산 등 조사<br>金 "차명재산 관리한 일 없다"

검찰 압송되는 '금고지기', 숨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최측근이자 '금고지기'로 알려진 김혜경 한국제약 대표가 7일 오후 인천시 남구 인천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기 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유씨 일가의 차명재산 수백억원을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진 김혜경(52) 한국제약 대표가 미국에서 강제추방된 뒤 국내 검찰에 압송됐다.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수배령이 내려진 지 6개월여 만이다. 김씨의 체포로 세월호 유족들에 대한 피해보상 등을 위한 유씨 일가의 차명재산 확보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지검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은 7일 오후5시께 미국에서 추방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김씨를 체포해 인천지검으로 압송했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와 유씨 일가의 차명재산 현황 등을 조사한 뒤 늦어도 9일까지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김씨는 지난달 4일 미국 수사당국에 체포됐으며 최근 이민재판을 받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이날 국내로 전격 송환됐다.

검찰은 세월호 참사 이후 일찌감치 김씨를 유씨의 횡령·배임 혐의와 비자금 조성의 주요 공범으로 지목하고 그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왔다. 김씨는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의 지주회사 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 지분 6.29%를 보유해 장남 유대균씨와 차남 유혁기씨에 이어 3대 주주다. 또 20대부터 유씨의 비서로 일하면서 세모그룹 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왔고 계열사와 신도로부터 걷은 돈을 관리하는 차명계좌를 다수 보유하는 등 유씨의 비자금 관리에도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씨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기 전인 지난 3월27일 90일짜리 비자 면제 프로그램으로 미국에 건너간데다 검찰의 소환조사 통보에 일절 응하지 않아 신병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검찰은 5월16일 인터폴에 적색수배령을 내렸고 지난달 4일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 수사관들이 김씨를 불법체류(이민법 위반) 혐의로 체포함에 따라 지루한 추격전이 끝났다.



이날 김씨가 검찰에 체포됨에 따라 유 전 회장 사망 이후 난관에 부닥쳤던 차명재산 확인작업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가 관리해온 유씨 일가의 차명재산은 6개 계열사의 주식 32만주(120억원 상당)와 부동산 7만4,114㎡(104억원 상당) 등 확인된 것만도 224억원에 이른다. 검찰은 이 재산에 대해 이미 추징보전 조치를 내려놓았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김씨를 직접 조사하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차명재산이 더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차명재산 관리인들은 대부분 유씨와 무관한 재산이라고 주장하는데 최측근이었던 김씨를 조사하면 차명재산 여부를 명확히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와 검찰은 현재 세월호 참사에 따른 피해액에 대해 유씨 일가와 측근의 재산에 가압류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가압류한 금액은 1,222억원으로 목표액 4,031억원에 크게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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