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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8월31일] 자동차 첫 인명사고


시골 도로를 달리던 자동차에서 사람 하나가 튕겨져 나왔다. 얕은 구덩이에 차가 크게 흔들린 탓이다. 하필이면 떨어진 곳이 뒷바퀴 쪽. 철제바퀴에 깔린 사람은 그 자리에서 숨졌다. 1869년 8월31일, 아일랜드에서 발생한 최초의 자동차 사고다. 자동차 등장 초기, 기계적 결함이나 증기 보일러 폭발로 사상자가 생긴 적은 있지만 주행과 관련된 인명피해는 이때가 처음이다. 희생자는 메리 워드(Mary Ward). 여자라는 이유로 학교 교육을 못 받았지만 독학으로 천문학을 공부해 집에서 대학 교수들을 가르치던 천문학자였다. 빅토리아 여왕과 더불어 왕립천문학회의 초대를 받았던 두 명의 여성 중 하나일 만큼 인정 받았던 그는 사고로 42세의 짧은 생을 마쳤다. 현미경으로 곤충을 연구해 ‘현미경 세계’를 저술한 만능과학자로도 이름을 날리던 워드의 사망은 영국의 자동차산업 발전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무엇보다 자동차의 속도를 시속 6.4㎞로 제한했던 적기법(赤旗法)이 생명을 이어나갔다. 마차업자들의 로비로 1865년 제정된 이 법의 부당함을 지적하던 폐지론이 자취를 감췄다. 발명 의욕도 꺾였다. 워드가 탑승했던 차가 당시 세계 최대의 망원경을 제작했던 사촌 윌리엄 파슨스가 만든 사제 차량이었기 때문이다. 적기법 아래 개인의 차량 제작을 금기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동차의 속도 향상과 기술개발의 주도권은 영국에서 독일로 넘어갔다. 속도제한에도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영국이 기술경쟁에서 뒤진다는 여론에 따라 적기법을 폐지한 1896년, 사고 대책 마련 차원에서 자동차보험 상품이 첫 선을 보였다. 워드 사망 이후 오늘날까지 자동차 사고로 인한 사망자 누계는 약 2,000만명. 예나 지금이나 이게 절대과제다. 안전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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