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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에 사는 권영대(37)씨. 서울 강남의 직장까지 출퇴근하느라 매일 2~3시간씩 버스를 타야 해 늘 피곤하다. 석우동의 전용 85㎡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는 그는 분당이나 용인에 집을 살까 고민하다 최근 마음을 바꿨다. 5ㆍ10 부동산 대책으로 투기지역 지정이 해제된 강남3구의 6억원 이하 아파트도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을 지원받아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이번 기회에 직장이 가까운 서울 강남권에 집을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권씨는 "인터넷으로 시세를 알아보니 강남3구에도 매매가 4억원 안팎인 소형 평형 아파트가 제법 많았다"면서 "전세금 2억2,000만원과 저축에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2억원) 대출을 합치면 '인(in) 서울'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와 조만간 대출을 신청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5ㆍ10 대책으로 강남ㆍ서초ㆍ송파 등 강남3구도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을 대출받아 집을 살 수 있게 되면서 해당 지역의 대상 주택인 시세 6억원 이하 아파트 인기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은 부부 합산 소득이 5,000만원 이하인 자가 6억원 이하의 주택에 대해 연 4.2%의 금리로 2억원(주택가격의 70% 내)까지 빌릴 수 있다.
지난 13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강남3구의 시세 6억원 이하 아파트는 전체 26만1,093가구 중 21%인 5만6,641가구인 것으로 파악됐다. 송파구가 3만3,119가구로 가장 많았고 강남구가 1만5,109가구 등이었다. 반면 서초구는 8,413가구로 대상 주택이 상대적으로 적다.
주요 단지로는 강남구의 경우 개포동 대치, 주공1단지, 대치현대아파트 등이 해당된다. 대치아파트 56㎡(이하 공급면적)는 3억6,000만~3억9,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개포주공1단지 36㎡도 5억9,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서초구는 반포동 반포푸르지오 69㎡가 5억2,000만원 선에 매매가가 형성돼 있고 방배동 현대홈타운1차 82㎡는 5억원 초반대 금액으로 구입할 수 있다. 강남3구에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편인 송파구에는 3억원대 아파트도 적지 않다. 신천동 잠실파크리오 52㎡는 3억8,000만원에 거래되고 풍납동 한강극동 82㎡는 3억원 후반대에 살 수 있다. 재건축이 추진되는 가락동 가락시영1ㆍ2차 아파트의 경우 33㎡는 4억4,000만원 선에, 43㎡는 5억원 선에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실장은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로 대출 규제 완화 혜택을 받는 6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높은 반면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6억원 이하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고 있다"면서 "강남 집값이 비싸다고는 하지만 4억~5억원대 아파트도 많은 만큼 저금리로 대출받아 구입할 경우 내 집 마련은 물론 시세 차익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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