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서울경제 여자오픈에서 연장에 돌입할 기회를 아깝게 놓쳤잖아요. 아쉬움이 커서 그런지 이번 대회에서 집중력이 더 높아지네요. ” 배경은(26ㆍ볼빅)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한국여자오픈(총상금 5억원)에서 우승 기회를 잡은 뒤 기자실에 들어와 환하게 웃었다. 그는 12일 경북 경주시 블루원 보문 골프장(파72ㆍ6,427야드)에서 펼쳐진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대회 코스 레코드를 기록하며 아마추어 돌풍을 일으킨 단독 선두 김효주(16ㆍ대원외고1)에 2타 뒤진 2위로, 프로 선수로는 가장 좋은 성적을 적어냈다. 이날 배경은은 전반 1타를 줄인 뒤 후반 들어 11번홀(파5)에서 7m, 15번홀(파3)에서 5m 버디 퍼트를 낚는 등 환상적인 샷 감각을 뽐냈다. 첫 단추를 잘 꿴 배경에 대해 그는 지난 1일 끝난 현대건설 서울경제 여자오픈에서의 아쉬운 기억을 끄집어냈다. 당시 16번홀(파4)에서 아쉽게 보기를 기록하며 김하늘(23ㆍ비씨카드), 이현주(23ㆍ넵스) 등 공동선두에 1타 뒤져 연장 돌입에 실패하고 3위에 그쳤던 것. 그는 “2번째 샷을 페어웨이 한 가운데서 때렸는데 너무 짧게 겨냥해 그린 앞 벙커에 떨어졌었다. 이 홀에서 보기만 안 했으면 우승을 노릴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올해로 KLPGA투어 데뷔 11년차의 고참 선수인 그는 지난 2005년 9월 KLPGA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한국과 미국 정규투어에서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지 못 했다. 그는 “무리하게 욕심을 부리다 우승 기회를 놓친 적이 여러 번 있었다”며 “경험이 늘다 보니 이제는 욕심을 낼 때와 버릴 때를 잘 구분하게 됐다. 올해는 반드시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6년간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지는 못했지만 그는 지난 2009년 우승보다 값진 홀인원을 기록해 유명세를 탔었다. KLPGA투어 ADT캡스 대회챔피언십 지정홀에서 생애 첫 홀인원을 기록하며 우승상금(6,000만원)보다 3배 가량 비싼 BMW 750Li 승용차를 경품으로 받았다. 그는 “미국과 한국을 오가는 빡빡한 일정에도 부상 없이 플레이를 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행운의 상징’”이라며 즐거워했다. 그는 이날 핑크색 국산 볼빅 골프볼을 사용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볼빅과 후원계약을 맺은 그는 그 동안 형광색 볼을 썼으나 최근 핑크로 색상을 바꿨다. 그는 “이제 필드에서 형광색도 흔해졌다”며 “원래 핑크색을 좋아하는 데다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다”는 이유를 밝혔다. 배경은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선 아마추어 돌풍을 잠재워야 한다. 그는 “코스에선 모두 동등한 골퍼일 뿐”이라며 “내 플레이에만 집중해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현대건설 서울경제 여자오픈의 챔피언 김하늘은 유소연(21ㆍ한화) 등과 함께 공동 5위(2언더파)를 기록했고 안신애(21ㆍ비씨카드), 정재은(22ㆍKB금융그룹) 등은 공동 10위(1언더파)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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