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현재 오이(다다기 10개들이, 상품기준) 소매 평균 가격은 7,639원으로 전년 대비 25.6%, 전월 대비 78.5%가 상승했다. 지역별 편차도 커 대전 지역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한달 전만 해도 오이 10개가 4,000원에 팔렸으나 이날은 1만원에 판매되면서 무려 250%의 월간 상승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역대 최대 장마로 인해 열매가 잘 맺히지 않은 탓에 상품성이 높은 오이 출하량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오이 뿐만이 아니다. 애호박 역시 장마로 인해 생육에 차질이 생기면서 상품 기준 소매가격이 전년 대비 111.7%, 전월대비 72.4%나 올랐고, 여름을 대표하는 양배추는 전년 대비 21.1%, 전월 대비 43.1% 상승했다. 열무 역시 전년 대비 42.7%, 전월 대비 74.5% 급등세를 보였다.
이처럼 채소 가격이 줄줄이 급등하자 대형마트들은 직접 나서 채소 가격을 조절하고 있다. 민영선 이마트 신선식품 담당 상무는 "산지 직거래 및 계약 재배를 통해 채소와 가격 물량을 최대한 확보해 가격 안정에 나설 계획"이라며 "예를 들어 오이는 강원도 홍천에서 직접 들여와 기존가 대비 11% 정도 낮췄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 역시 자체 행사를 통해 채소 가격을 내리는 등 고객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롯데마트는 오는 14일까지 애호박은 기존가 대비 30% 할인한 1,750원, 꽈리고추는 25% 내린 1,400원에 판매할 계획이다.
하지만 매일 찬거리를 장만해야 하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유통업체들의 가격 인하 노력에도 물가 부담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가정주부 배경희씨는 "장 보러 나가기가 겁난다"며 "여름이면 간단하게 만들어먹던 오이냉채, 열무김치, 양배추찜 같은 반찬을 올 여름엔 큰 마음 먹고 해먹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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