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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 '낙하산인사' 예고
입력2000-04-18 00:00:00
수정
2000.04.18 00:00:00
성화용 기자
재경부 출신·현직관료 요직이동·승진 관측재경부 고위 간부들이 모처럼 「관치인사(官治人事)」의 혜택을 톡톡히 보게 될 것 같다.
예금보험공사 사장과 외환은행장, 한국은행 감사자리가 비어 있고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물들은 거의 재경부 출신 또는 현직 관료들이기 때문. 인사가 단행되는 대로 1급 2~3명은 빠져나올 가능성이 높으며 잇따른 연쇄인사로 10여명쯤 요직으로의 이동 또는 승진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술렁거리는 재경부 주변에 대해 또다른 관계당국 금감위가 못마땅한 반응으로 보이지 않는 갈등을 표출하고 있다는 점도 관심거리다.
◇「빈자리 채우기」 다양한 시나리오=외환은행은 우의제(禹義濟) 행장직무대행체제 하에서 늦어도 다음주까지는 행장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행장추천 소위원회(비상임이사 3, 외부인사 3)가 수시로 연락을 취하며 후보군을 압축, 당초 20여명에 달하던 후보 리스트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 그러나 결국 최대주주인 정부당국이 최종적인 결정권을 쥐고 있다.
그래서 이미 「내정」 단계에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돌고 있다. 유력한 인물로는 李 전 행장이 사임의사를 밝히기 전부터 거명되던 양만기(梁萬基) 수출입은행장이 꼽히고 있다. 이밖에 처음부터 유력 후보군으로 거명되던 인물들로 오호근(吳浩根) 기업구조조정위원장·심훈(沈勳) 한은 부총재·정건용(鄭健溶) ASEM 준비단장 등이 있다. 일각에서는 후보그룹이 梁행장을 비롯한 이들 4인으로 압축됐다는 추측도 있지만 소위원회 소식에 정통한 외환은행 관계자는 『이들 가운데 처음부터 후보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사람도 있다』며 『아직 조정될 여지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梁행장이 외환은행장 후보로 확정되면 수출입은행장 자리도 연쇄인사의 대상이 된다. 그래서 입에 오르내리는 시나리오가 「양만기(梁萬基) 외환은행장-정건용(鄭健溶) 수출입은행장」 구도. 그러나 최근에는 梁행장 후임으로 김우석(金宇錫) 세무대학장(행시 14회·경북 영양)도 거명되고 있다. 특히 金세무대학장은 국제·외환통으로 외환위기 당시 국제금융국장을 맡는 등 수출입은행의 컬러와 맞는다는 지적이다. 대신 鄭단장은 예금보험공사 사장으로 적역이 아니겠느냐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옛 재무부 이재국에서 오래 일한 경험 등으로 볼 때 그렇다는 것.
역시 공석인 한국은행 감사에 다수가 거명되고 있지만 그 중 김진표(金振杓) 재경부 세제실장·이영회(李永檜) 재경부 기획관리실장 등의 요직 인물도 포함돼 있다.
◇재경부·금감위 미묘한 갈등=드러내 놓고 얘기는 못해도 재경부는 이번 금융계 관련 인사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래서 설을 흘리거나 「애드벌룬」을 띄우는 경우도 있는 듯 보인다. 특히 梁행장이 이번 인사의 초점이다. 그가 움직여야 운신의 폭이 커지기 때문. 현직 관료를 바로 외환은행장으로 내려보내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에 「쿠션」 역할로 맞춤이며 수출입은행장을 하면서 경영자로서의 능력도 검증됐고 이미지도 좋다.
그러나 금감위와 금감원은 이러한 재경부 기류에 몹시 못마땅해 하고 있다. 이번주 들어 소문이 확산되자 금감원은 감독라인을 동원해 외환은행의 행장추천 소위원회 동향을 파악하느라 부산했다. 역으로 보자면 아직 금감원도 확정적인 정보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뜻도 된다. 금감원 간부들은 소문을 확인하려 개인적 친분으로 접촉해오는 관련은행 간부들에게 짜증내기 일쑤다. 무성한 소문들이 인사가 끝날 때까지 관계당국과 금융계 고위층을 안절부절하게 만드는 모습이 과거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성화용기자SHY@SED.CO.KR
입력시간 2000/04/1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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