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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상승기조 살려가려면

증권거래소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5일 1년4개월만에 800선을 돌파한 뒤 하루만에 다시 떨어지기는 했지만, 최근들어 적어도 지수상으로는 활기를 띠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 덕분이다. 7개월째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서고 있는 배경은 풍부한 유동성과 미국경제의 호전에 따른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다. 미국 증시뿐 아니라 세계 주요증시가 일제히 동반 상승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경제회복이 가시화됨에 따라 앞으로 증시 활황세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러나 증시 내용면에서 불안요인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국내 증시의 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투자의 비중은 이미 40%를 넘어섰고 특히 대형 우량주에 대한 보유비율이 높아 국내 증시는 사실상 외국인 투자자들의 의해 좌우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제기능을 못하고 있는 가운데 증시에 대한 불신 등으로 개인투자가들의 참여가 극히 저조하다는 점에서 최근의 주가 상승세는 외국인 투자자들만의 잔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실물경제의 뒷받침이 없는 주가상승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 경제사정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수출이 그런대로 호조를 보이고는 있지만 민간소비가 단기간 내에 회복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실물경제가 뒷받침되지 않는 주가상승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점에서 불안요인이 아닐수 없다. 따라서 최근의 증시 상승세가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민간소비와 기업의 투자활성화를 통해 실물경제를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투신사 정상화 등을 통해 기관투자가들이 제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연기금의 주식투자 비중 확대 등을 통해 증시기반을 확충해야 한다. 이는 국내 증시가 거의 전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에 의해 좌우되는데서 비롯되는 시스템 리스크를 줄이는 방안이기도 하다. 공시제도의 강화 등을 통해 증시에 대한 불신을 해소함으로써 개인투자자들의 증시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나, 강력한 부동산투기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함으로써 막대한 부동자금을 증시로 유도하는 것은 증시 건전화와 활성화를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과제이다. 외국인투자자에 의해 마련된 증시 상승기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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