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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외국계자본 금융감독 방향

"외자라도 불법·부당행위는 엄단"<br>외국인 이사제한 관례화등 글로벌 스탠더드 적용

시장원칙에서 벗어나 비정상적으로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를 통해 부당한 이득을 얻는 것은 국내외 자본의 구분 없이 엄하게 규제한다는 것이 금융감독당국의 방침이다. 감독당국의 이 같은 방침은 국내자본이 외국자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재계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는데다 외환위기 이후 해외자본 유치에 급급해하는 과정에서 투기성 자본이 들어와 시장을 흔들고 막대한 차익을 얻고 있는 데 대한 자각으로 외국자본도 국내자본과 동등하게 국내법규를 적용, 형평성을 찾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1세기 경영장클럽 조찬강연’에 참석, “건전한 시장질서를 저해하는 불법ㆍ부당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을 엄정 적용할 것이며 이런 정책의지는 우리 기업뿐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차별 없이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감독당국의 수장으로서 우리 경제와 금융이 내외국인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원칙은 외국인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함은 물론 잘못이 있을 경우 같은 기준이 적용돼야 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당국은 지난달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국내 구조조정기업 매각에서 국내자본이 오히려 외국자본에 불리한 조건을 지니며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출자총액제한 요소 등을 변경하는 데 관련기관과 협의를 거치기로 한 바 있다. 윤 위원장은 최근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설립된 ‘금융정책연구회’ 발족식에서 “외환은행이 오는 10월 2년 동안의 지분매각제한 기한이 끝나는데 컨소시엄 등을 구성한다고 해도 국내자본은 해외자본과 경쟁해 이길 확률이 거의 없다”면서 “감독당국으로서 참으로 고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금융사뿐 아니라 현대건설ㆍ하이닉스ㆍ대우건설 등 실물기업도 이 문제는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당국의 외국계 자본에 대한 감독강화 의지는 시세조정 혐의를 받고 있는 영국계 펀드 헤르메스에 대한 영국 현지 조사에서 반영된 바 있다. 그러나 감독당국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해외 언론들이 국수주의라는 비판을 쏟아내는 데 대해 경계하고 있다. 한국 금융시장의 안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글로벌스탠더드의 적용이지 외국자본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적용은 절대 없다는 것이다. 문재우 금감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의원은 “외국계 자본들이 사모펀드(PEF)에 관심이 많다”면서 “펀드 구성 자본에 대한 검증을 철저히 하는 등 국내외 자본 모두를 동등하게 대한다는 것이 기본입장”이라고 밝혔다. 은행 이사회에서 외국인이사를 절반 이하로 줄이는 방안도 관례화할 방침이다. 이사 수 제한의 법제화가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또 다른 금융개방을 양보해야 하는 수단이 될 가능성이 있는 점을 감안, 입법과정을 거치지 않고 관례로 자리잡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이 최근 제일은행 인수작업에 대한 승인과정에서 외국인이사 수가 절반 이하로 채워지는지를 점검하고 인수자금 이행 여부를 충분히 점검한 후 결론을 내린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취해진 조치였다. 5%룰을 적용한 것도 외국계 자본의 국내기업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지난해 소버린을 시작으로 대다수 외국자본들이 주요 기업의 주요주주로 등장한 후 배당금에다 이사선임 등 경영간섭이 증가하면서 기업들이 경영에 집중할 수 없는 여건을 고려한 것이다. 한편 금융감독당국의 외자감독 강화와 관련해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미국의 ‘엑손 플로리오(Exon-Florio)’ 법을 도입할 시점이 됐다고 최근 주장했다. 심 의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본자유화 규약에도 보장돼 있는 방송ㆍ해운ㆍ항공ㆍ전력ㆍ통신 등 전략산업에 대한 외국인들의 소유에 적절한 제한을 가할 것을 제안했으며 현재 보유지분율에 따라 대주주를 형식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은행업법을 ‘실질적인 지배력’을 기준으로 규정하는 쪽으로 개정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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