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방역당국은 ‘종란 배양 과정을 며칠 더 지켜보고 어떤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겠다’며 공식 발표를 미루고 있다.
이미 음성을 자신하는 가운데 고창이나 부안처럼 급하게 대처할 필요가 크지 않기 때문에 연구 자료 축적등을 위해 신중 또 신중을 기하겠다는 취지다.
이들 두 농장은 고병원성 AI가 처음 발생한 전북 고창의 오리 농장에서 새끼오리 1만2,700마리를 분양받아 감염 여부에 이목이 쏠렸다.
고창발 AI의 육로 이동으로 인한 ‘전국 확산’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AI 정밀분석은 종란에 정제한 바이러스를 주입한 뒤 배양해 종란의 폐사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고병원성으로 잘 알려진 ‘H5N1’형의 경우 통상 48시간 배양한 뒤 감염 여부를 판정한다.
종란 배양을 시작한 뒤 48시간을 넘어도 이상이 없으면, 즉 종란이 폐사하지 않으면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 이게 통상적인 감염 판정 기준이다.
이번 AI의 바이러스로 밝혀진 변종 ‘H5N8’도 역시 마찬가지 기준이 적용됐다.
시료를 채취한 뒤 결과 발표가 2∼3일 뒤에 나오는 이유다.
안성 농장의 경우 지난 17일 오리의 피와 분변 등에서 시료를 채취, 검역본부에 정밀분석을 의뢰했다.
18∼19일 배양했으니 19일 밤 늦게나 20일 오전 이미 감염 여부가 확인된 셈이다.
결과적으로는 종란이 폐사하지 않아 사실상 음성으로 판단됐다.
안성 농장은 간이 검사 음성-경기도 자체 정밀진단 시설(BL3) 검사 음성-중앙 검역기관 농림축산검역본부 정밀검사라는 3단계 절차에서 음성으로 확인돼 감염되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나 검역본부는 발표를 미루고 있다.
이번 바이러스가 ‘H5N8’형으로 변종이어서 신중을 기하기 위해서다. 국내에 많지 않은 연구자료를 축적한다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검역본부는 23일께 고창 농가와 역학 관계인 농가들의 정밀분석 결과를 최종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상교 경기도 축산산림국장은 “고병원성 AI가 최초 발생한 전북지역을 벗어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라며 “안성의 경우 음성으로 판단돼 안도하고 있지만 사실상 전염원으로 보고 있는 철새 이동경로가 다양해 만일에 대비, 도래지와 주변 농가에 대한 예찰과 방역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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