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높은 예대금리차를 이용해 '이자 놀이'에 나서면서 은행들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이 '우량은행'의 기준이라 할 수 있는 1%대로 다시 올라섰다. 선진 금융회사들은 ROA가 1%를 넘으면 장사를 잘 했다는 평가를 받는데 우리의 경우 이들처럼 특별한 금융기법보다는 예대금리차에 의존한 것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은행들의 수익성 호전을 반가운 눈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로 추락했던 국내 은행들의 ROA가 올해 다시 1%대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 당국의 관계자는 "지난 1ㆍ4분기를 포함해 상반기 주요 은행의 ROA가 1%를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업계에서도 은행권의 올해 수익 전망을 추정해볼 때 ROA 1% 복귀는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은행권의 ROA를 1%로 본다"고 했다. ROA는 순이익을 총자산으로 나눈 것이다. 국내 은행들의 수익 기반이 예대마진임을 감안하면 ROA가 상승한다는 것은 은행이 금리장사로 돈을 많이 벌어들인다는 뜻이다. 국내 주요 은행들은 지난 2006~2007년에 ROA 1%를 넘겼지만 2008년 금융위기를 맞아 수치가 크게 낮아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2006년과 2007년 각각 1.11%, 1.10%에 달했던 은행권의 평균 ROA는 금융위기를 맞아 2008년 0.48%로 반토막 났다. 2009년 0.39%로 바닥을 쳤지만 지난해는 0.54%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올 들어서는 수익성이 뚜렷하게 호전되면서 지난 1ㆍ4분기 기준으로 국민은행의 ROA가 1.16%에 달했으며 신한과 하나도 1.06%와 1.14%에 달했다. 우리은행도 1ㆍ4분기에는 0.87%에 그쳤지만 1%대를 조만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대신증권은 11일 은행권(금융지주)의 올해 2ㆍ4분기 순이익이 4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KB금융과 신한ㆍ우리금융은 2ㆍ4분기에만 순이자이익이 1조7,0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됐다. 삼성증권의 8일 보고서를 보면 주요 은행권(금융지주)의 올해 당기순이익은 KB(2조9,090억원), 신한(3조3,690억원), 하나(1조4,880억원) 등이다. 이트레이드증권은 은행권의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신한(13.9%), 우리(12.7%), KB(11.7%) 등 10%대를 넘길 것으로 예측했다. 금감원의 관계자는 "ROA 1%라는 게 공식적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어서 1%가 넘는다고 이자장사를 많이 했다고 단정짓기는 어려움이 있다"며 "그렇지만 은행들의 금리책정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는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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