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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다음은 누구?… 월가 '3대 빚'에 촉각 곤두

두바이 사태 진정 불구 "금융위기 여전히 진행형" 재확인<br>국가외채·美주정부 채권·상업용 모기지등 리스크 재점검


두바이월드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선언의 파장은 우려했던 것만큼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면서 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초기의 패닉에서 벗어나 점차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두바이 쇼크는 그러나 2년 이상 이어져온 글로벌 금융 위기가 외견상의 안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사실을 재차 확인하고 제2, 제3의 두바이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다. 특히 과도한 빚은 중앙은행도 구제할 수 없다는 것을 투자자에게 각인시켰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두바이 쇼크에 대한 초기 시장 반응이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었다고 분석하면서도 두바이 사태가 연말 실적 챙기기 시즌을 맞아 10개월째 이어온 위험 투자에서 손을 잠시 빼고 차익 실현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글로벌 투자자들은 적극적인 리스크 감수 투자에 나서면서 막대한 이익을 챙겼음에도 경제의 기초체력(펀드멘탈)을 넘어서는 수익률에 막연한 불안감을 가졌던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월가는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수위를 낮추고 금융 시장의 잠재적 불안 요소로 ▦일부 국가의 과도한 외채 ▦미국의 지방자치단체 채권 ▦미국의 상업용 대출 등 '3대 빚'을 꼽고 이에 대한 리스크를 재점검하는 분위기다. 신용 카드를 비롯한 소비자 대출과 주택 대출 부실은 그 리스크가 많이 드러난 데 비해 국가 부채와 미국 지방채 및 상업용 대출 부실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지적이다. ◇새삼스런 이슈 '국가 외채'=두바이 사태는 전세계적인 신용팽창과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빚 많은 국가와 기업에 대한 리스크는 해소될 수 없다는 점이 부각되는 계기가 됐다.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은 급한 불을 끄는 임시처방일 뿐이기 때문이다. 월가는 두바이 다음은 누구 차례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국내 총생산(GDP) 대비 외채 비율이 높거나 외환 보유액이 높지 않은 그리스와 아이슬랜드, 헝가리, 불가리아, 파키스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외채 리스크가 높은 국가로 꼽힌다. 이들 국가의 외채 리스크는 연초 동유럽 디폴트 위기가 전면적인 글로벌 리스크로 확대 재생산되지 않은 것처럼 찾잔 속의 태풍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일단 우세한 편이다. 그러나 월가는 동유럽 디폴트 위기와 두바이 쇼크를 계기로 이들 국가의 외채 리스크가 지닌 잠재적 폭발 성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 외채의 위기는 비단 이머징마켓만 국한되지 문제가 아니다. 모건스탠리는 영국을 위험 국가로 꼽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일 보고서를 통해 이미 연초에 과다한 국가부채로 최고신용등급 'AAA' 강등 가능성을 경고받은 영국이 재정 개혁의 전기를 마련하지 않으면 내년 중 일부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최고신용 등급을 실제로 강등당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가뜩이나 동유럽과 두바이 엑스포즈가 많은 영국의 외채 위기론은 이머징마켓의 리스크 보다 휘발성이 휠씬 크다. ◇미국 주정부 부채도 주목 = 재정파탄 위기에 몰렸던 미국 캘리포니아주정부는 차용증을 써주고 돈을 빌려 디폴트의 위기는 면했으나 미 지방채 리스크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주정부 등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한 지방채는 3조 달러.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현재까지 지방채 디폴트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는 1990년대 채권 부도를 낸 전례가 있고, 알래스카주의 제프슨카운티는 지난해 말 태풍의 금융 위기 속에 디폴트 직전까지 간 적이 있다. 치솟는 실업률과 소득하락, 재정수입 감소의 악순환에 빠진 주정부의 디폴트는 현실화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지방채 가격은 지난해 10월 바닥에서 30%가량 상승하면서 캘리포니아 사태의 후유증에서 벗어난 듯 보이지만 주정부 재정 악화의 경고가 잇따르면서 지방채 가격은 지난 9월 피크를 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식과 금 등 다른 시장은 랠리를 이어가고 있으나 지방채 가격은 9월 대비 5% 뒷걸음질 쳤다. 지방채 가격 동향은 두바이 쇼크를 계기로 부각된 주정부의 리스크를 점검하는 측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상업용 모기지 부실도 부각= 금융시장을 뒤흔들 최대 화약고로 두바이 사태로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간접적 영향권에 들어갔다. 두바이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미국에 투자한 상업용 부동산을 빚 정리를 위해 매각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두바이월드는 자회사를 통해 미국 스키 리조트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라스베이거스에서도 85억 달러 규모의 레저 타운을 건설을 추진 중이다. 로치데일증권의 리차드 보브 애널리스트는 "미국 은행대출 부실 가운데 상당 부분이 상업용 부동산"이라면서 "두바이의 자산 매각은 자산가격 하락으로 인한 은행권의 추가적인 손실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3조4,000억 달러.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시장 규모 1조2,000억 달러(2007년 기준)의 3배에 이른다. 무디스가 추적하는 상업용 부동산 가격지수는 11월말 현재 2007년 고점 대비 43% 하락했다. 가격이 떨어지면 디폴트 가능성은 더 높아지고 은행권 손실은 늘어나게 된다. 지난 3ㆍ4분기 현재 디폴트 비율은 3.4%. 월가에서는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은 2012년까지 이어지고 디폴트비율은 5.3%까지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0년과 2011년 대출 만기가 집중 도래한다. 다만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대출이 서브프라임 모기지처럼 다른 채권과 합성되거나 이를 다시 유동화한 CDO(부채담보부증권)형태로 확대 재생산된 비율이 낮다. 또 지방 은행의 대출이 많고 대형 은행은 손실을 감당할 정도로 체력을 회복해 제2의 위기로 비화될 가능성은 다소 낮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멀리 떨어질수록 부정적 효과 커져

■잔물결 효과(Ripple Effect) 물방울을 떨어뜨리면 그 지점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파장이 커지는 것처럼 부정적 효과가 확산되는 현상. 전문가들은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 선언이 590억 달러의 부채를 지닌 두바이월드만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두바이와 UAE는 물론 전세계 금융권으로 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를 잔물결 효과로 설명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두바이월드 사태가 잔물결효과로 1998년 러시아 모라토리엄 사태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부정적 영향의 확산이라는 점에서 도미노 효과와 비슷하지만 파괴력은 더 크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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