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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박정환과 김지석



박정환과 김지석 흑19는 김지석의 호방한 기풍을 여실히 보여주는 수순이다. 만약 백이 참고도1의 백1로 받아주면 흑은 3으로 두어 우하귀를 입체적으로 키울 작정이다. 그것을 잘 아는 박정환은 백20으로 하변부터 두었다. 흑21은 참고도2의 흑1로 공격하는 것이 보통이다. 만약 백이 2로 받아주면 그때 흑3, 5로 두어 계속 백대마를 위협할 수 있다. 김지석이 그렇게 공격하지 않은 것은 백2로(참고도2에서) 3의 자리에 빳빳하게 내려서는 것이 조금 싫었기 때문이었는데 그래도 역시 그렇게 가야 했다는 것이 검토실의 여론이었다. 실전은 백24, 26이 멋진 수습의 수순이 되었다. 상대전적에서 박정환이 6승2패로 앞서 있는데 이 정도면 김지석에게 박정환은 아주 거북한 상대임에 틀림없다. 그렇게 된 원인이 무엇일까. 첫째는 기질이다. 김지석은 전형적인 재사형이다. 계략이 풍부하고 접전에 능하다. 반면에 박정환은 두텁고 튼튼하다. 게다가 통찰이 좋고 밸런스 감각이 뛰어나다. 그러므로 상대의 계략에 당하거나 유탄에 맞아 상하는 일이 없다. 요컨대 김지석의 창이 박정환의 방패를 뚫지 못한다고 봐야 한다. 둘째로 두 사람의 입지를 말해야 한다. 김지석은 선배로 앞서 달리고 있다. 박정환은 후배로 김지석을 벤치마킹하며 성장했다. 김지석의 모든 특기가 박정환의 눈에 노출되어 있다. 셋째는 부동심이다. 김지석은 계략이 적중하지 않으면 다소 초조해지는 경향이 있고 스스로 겸연쩍어한다. 그러나 박정환은 일관성있게 태연하다. 전성기의 이창호처럼 꿈쩍도 하지 않는다. 김지석한테는 미안한 말이지만 박정환이라는 그릇이 더 크고도 튼튼한 것 같다. /노승일·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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