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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하락’ 증시 영향 촉각, 전문가들 “악재 아니다”
입력2004-01-28 00:00:00
수정
2004.01.28 00:00:00
홍병문 기자
원ㆍ달러 환율 하락세가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로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원ㆍ달러 환율 하락세(원화가치 상승)가 지속될 경우 국내 수출 기업들은 환차손과 수출 경쟁력 저하로 펀더멘털이 약화되면서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외국인의 매수세를 강화할 것이란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후자쪽 논리가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후자쪽 의견에 제시하는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국내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을 여전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원화가치가 추가 상승할 경우 환차익까지 얻을 수 있어 외국인 매수세가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는 논리다. 당장은 원화가치 상승으로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데 부담이 될 수 있지만 향후의 주가상승과 환차익, 풍부한 달러 유동성 등을 감안하면 이 같은 부담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란 분석이다.
외국인들은 28일에도 2,24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연속 순매수 일수를 무려 17일로 늘렸다.
증권 전문가들은 따라서 단기 급등과 환율 하락에 따른 우려로 일시적인 충격을 받을 수는 있지만 곧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증시가 이미 지난해 9월 원ㆍ달러 환율 하락을 경험한 데다 향후 원ㆍ달러 하락세가 시장의 예상보다 가파르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그 여파는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원ㆍ달러 환율 하락세, 증시충격 일시에 그칠 듯=전문가들은 정부의 강력한 외환 시장 개입 노력에도 불구하고 원화 강세 흐름을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ㆍ4분기에 나타났던 원ㆍ달러 환율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올해는 연말에 원ㆍ달러 환율이 1,120원까지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 이유로 달러 약세 추세와 아시아 통화에 대한 선진국의 하락 압력, 증시 강세 등에 따른 달러 공급 초과 현상 등을 꼽았다.
이 같은 원ㆍ달러 환율의 약세 흐름은 증시에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철순 우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 9월 원ㆍ달러 환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증시가 큰 폭으로 밀렸던 것처럼 원ㆍ달러 환율이 또 다시 1,150원선을 위협할 경우, 상승하던 국내 증시도 단기적이나마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원화 강세는 외국인의 잇따른 순매수 영향도 커= 전문가들은 그러나 국내 증시가 부정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힘들지만 그 여파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 매수 세력인 외국인들이 국내 기업의 펀더멘털을 여전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경우 세계 경제의 중심인 미국 시장을 비롯 글로벌 경제가 훈풍이 불면서 오히려 국내 경제 회복 속도로 빨라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상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화 강세는 증시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의 매수를 반영하고 있다”며 “결국 국내 기업 및 증시 펀더멘털이 좋다고 보고 외국인들이 주식을 사는 것이기 때문에 원ㆍ달러 하락을 국내 증시 상승의 긍정적인 지표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시점이 외국인이 국내 증시를 매도하는 시점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또 원ㆍ달러 약세가 예상과 달리 가파르게 진행돼 증시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일 때 오히려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화 강세 대비한 투자전략 필요=증권 전문가들은 일단 원ㆍ달러 하락추세 때는 수출주보다는 원재료 수입비중이 높은 기업이나 외화부채가 많을 기업에 관심을 둘 것을 주문하고 있다.
임노중 한화증권 책임연구원은 “내수 회복 가능성이 짙은 2ㆍ4분기부터 외환 시장의 변동성은 더 커질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원재료 수입비중이 높은 기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내수 회복 조짐이 보이면 정부의 외환 시장 개입 명분이 약해지고 미국의 환율 압력도 거세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임 연구원은 “지난해는 원ㆍ달러 환율이 안정과 국제상품 가격 상승ㆍ중국 특수 영향으로 수출업체들이 큰 수혜를 보았지만 올 2ㆍ4분기를 고비로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할 경우 외화부채가 많고 수입비중이 높은 SKㆍ동국제강ㆍCJㆍ포스코ㆍ한국전력 등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병문기자 hb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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