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수(사법연수원 31기·49) 서울중앙지법 판사는 16일 법원 내부망 게시판에 "국회 청문회 전 과정을 본 결과 박 후보는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을 맡았던 검사로서 안기부와 경찰의 은폐·축소 기도를 알면서도 묵인 또는 방조한 검사에 가깝다"며 박 대법관 후보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사법부 주요 인사와 관련해 법원 내부망에 실명으로 정면 비판 글을 올리는 일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법조계의 설명이다.
박 판사는 "1987년 6월 항쟁에 참여했던 한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독재정권 치하의 고문치사사건 은폐·축소에 협력했던 검사가 은폐·축소 기도에 맞선 훌륭한 검사라는 거짓 휘장을 두르고 대법관에 취임할 것만 같은 절박한 우려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고 글을 쓴 이유를 밝혔다.
그는 박 후보자가 참여한 당시 사건 수사가 부실하게 진행됐던 과정을 지적하면서 "박 후보자와 함께 수사를 담당했던 안상수 전 검사는 관계기관대책회의에서 정한 방침에 따른 윗선의 외압이 지속적으로 있었다고 분명히 말하고 있는데 박 후보자는 그런 외압을 전혀 몰랐다고 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 이런 답변은 거짓이라고 보는 것이 합당한 판단"이라고 꼬집었다. 전주 출신인 박 판사는 1985년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해 졸업한 뒤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2002년 판사로 임관,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근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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