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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 갈채속에 무대 떠난 '록의 대부' 신중현

'EBS스페이스-공감' 마지막 방송공연 10일 방영


고등학교 2학년의 까까머리 소년 신중현(67)은 큰 무대에서 노래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명동 동화백화점(현 신세계). 동화백화점 5층에는 당시 최고였던 김광수, 송민영 악단의 연습장이 있었다. 백화점의 입구를 찾지 못해 한참을 헤매다 발견한 것이 건물 외벽에 있는 사다리. 신중현은 사다리를 타고 5층까지 올라가 닫혀져 있는 쇠문을 두드렸다. 그러자 김광수 선생이 나왔다. 음악을 하고 싶다는 어린 소년의 말에 그는 노래와 기타 연주를 시켰다. 그렇게 시작한 음악 인생이 이제 50년이 다 돼 간다. 그런 신중현이 지난 4일 EBS의 공연 프로그램 ‘EBS스페이스-공감’에서 마지막 방송 공연 무대를 펼쳤다. 오는 17일 잠실체육관에서 마지막 공연이 예정돼 있지만 TV를 통해서는 더 이상 그를 만날 수 없는 셈이다. 그는 이날 회색 재킷에 검정색 바지를 입고 등장했다. 151석의 아담한 공연장은 그를 보러 온 팬들로 가득찼다. “감사합니다. 시끄럽더라도 끝까지 들어주세요”라고 인사말을 건넨 그는 칠순을 바라보는 음악인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연주 실력을 뽐내기 시작했다. 이어 자신의 음악 인생을 하나씩 정리라도 하듯 자신의 히트곡들과 자신이 만들어 가수들에게 준 곡들을 불렀다. 신중현은 ‘빗속의 여인’, ‘월남에서 돌아온 김 상사’, ‘거짓말이야’ 등을 들려줬다. 그는 사람들 춤추기 쉬우라고 가수 김완선에게 만들어줬다는 ‘리듬 속의 그 춤을’도 노래했다. 특히 ‘아름다운 강산’을 부를 때에는 공연장의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2시간 20분 여의 열정적인 공연 끝에 신중현은 관객들의 박수 갈채를 받으며 무대를 떠났다. 공연 소감을 묻는 질문에 “좋았죠. 첫 무대에 설 때처럼 떨렸어요”라고 답했다. 70을 바라보는 거장은 다시 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간 듯했다. 이날 녹화방송된 공연은 10일 EBS의 프로그램 ‘EBS스페이스-공감’에서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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