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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표식품 경영권 분쟁/주총 정관변경싸고 신경전

◎박승재 전 사장측 “박회장,신분 이용”/증안기금 등 가세 불구 개정엔 실패증권시장안정기금이 주주총회에서 중립을 고수하던 관례를 깨고 특정주주를 위한 의결권을 행사해 물의를 빚고 있다. 공공성격의 투자기관이 경영권 분쟁 등 상장사의 민감한 분쟁사안에 대해 중립을 깨뜨린 것은 국내 처음으로 앞으로 기업인수합병(M&A:Mergers & Acquisitons)시장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창동본사에서 열린 샘표식품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증안기금(보유지분율 1.75%)과 삼성생명(〃4.97%), 서울은행(〃0.34%)은 현경영진인 박승복회장이 제시한 임원수 제한을 위한 정관변경안을 공식 지지했다. 증안기금 관계자는 『주총전에 박회장이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해 박회장이 현 증안기금 위원 직분을 이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삼성생명 대리인은 이날 주총에서 『샘표식품의 개정정관은 회사가 1천억원 규모의 창동공장부지를 매각하고 정보통신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등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을 담고 있기 때문에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박승재 전 사장측은 이에대해 『이번 사태는 형인 박회장이 증안기금 위원의 직위와 업계 친분을 이용, 이들 기관의 지지를 얻어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전사장의 대변인인 서동우 변호사는 『이번 개정정관이 단순한 사업목적추가가 아닌 경영권 분쟁의 연장이라는 사실은 명백하다』며 『이들 기관의 의결권 행사는 샘표의 경영권분쟁에서 어느 한쪽의 편을 들어주는 불공정행위』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이들 기관의 합세에도 불구, 정관개정 통과를 주장한 박회장측이 유효의결주식중 62.0%인 50만9천4백주의 지지표를 얻는데 그쳐 정관개정에는 실패했다. 박회장은 『주총에서 증안기금과 삼성생명의 지지는 본인으로서도 뜻밖』이라는 소감을 밝혔으며 박회장의 아들인 박진선대표이사는 『정관개정의 실패에도 불구, 공장부지 매각 및 정보통신사업 진출은 계속해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강용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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