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의 가치는 우리가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입주민 여러분들의 조직적 행동을 촉구합니다." 남양주 진접지구의 한 아파트의 입주자 카페에 올라 있는 글이다. 최근 수도권 일대 집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떨어지는 집값을 막으려는 입주민들의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도로ㆍ학교 등 택지지구 내 기반시설 확충을 위한 입주민들의 '연합형' 민원이 확산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남양주교육청은 진접지구 내에 설립되는 초등학교를 둘러싼 주민들의 민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진접지구 입주민들이 지구 내 초등학교를 지구 밖 주민과 공유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7~10년에 이르는 전매제한에도 불구하고 택지지구를 선택한 이유가 교육환경과 주거환경 때문인 만큼 지구 내 시설을 지구 밖 주민들과 공유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 주민들의 입장이다. 진접지구는 분양 당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됐음에도 불편한 교통여건으로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진접지구 내 아파트 전셋값은 102㎡ 기준 7,000만~8,000만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여전히 입주율이 50~60%에 그치고 있다. 가뜩이나 집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지구 내 초등학교에 외부 학생들이 전입할 경우 인기가 떨어질 것으로 우려한 입주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입주자들의 연합형 민원은 진접지구뿐 아니라 다른 수도권 일대 택지지구에서도 거의 예외 없이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특히 서울과의 접근성이 집값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인 만큼 해당 지역의 교통시설을 개선해달라고 하는 내용이 민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화성시의 경우 봉담지구 주민들의 교통개선에 대한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지역 인구가 급증해 지난 2009년 12월 기준 6만2,000명을 넘어섰지만 훨씬 적은 입주민들이 있는 향남택지지구 등에 비해 대중교통이 훨씬 불편하다고 주장하며 추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인천 서구 청라지구 입주민들 역시 지하철 7호선 연장(부평구청~청라) 추진을 위해 서구청, 지역구 의원 홈페이지, 국토해양부 등에 지속적인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는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노면전차의 일종인 '바이모달' 도입을 검토 중이지만 입주민들은 지하철역이 들어오는 효과만 못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갈등이 커지고 있다. 집값 하락을 인위적으로 막으려는 '담합' 행위도 여전하다. 입주자대표회의 등이 일정가격 이하로는 매물을 받지 못하도록 단지 내 중개업소에 압력을 가하는가 하면 전셋값 하한선을 주민들끼리 공유하는 등의 가격 담합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전세ㆍ매매목표가' 등을 설정하고 '최고의 아파트가 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 등의 리스트를 만들어 가격 상승을 도모하는 입주자 연합도 적지 않다. 결로ㆍ소음 등의 불편사항은 가능하면 외부에 공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기본이다. A택지지구 내 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입주민들이 직접 찾아와 매물 가격을 체크해 저가 매물은 리스트에서 삭제할 것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