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치고 싶은데 가족들 눈치는 보이고….’ 한창 골프에 재미를 붙인 회사원 김한규(39)씨는 휴가를 앞두고 아내와 상의 끝에 가족과 함께 다음주 국내 골프투어 패키지를 다녀오기로 했다. 강원도 양양의 한 골프장을 선택한 그의 1박2일 일정은 이렇다. 골프장 근처 10여곳의 해수욕장 가운데 한곳에 가족들을 내려주고 나서 18홀 라운드를 즐긴 뒤 다시 바다로 가 골프장 내 숙소로 데려온다. 1박을 하고 이튿날 이른 새벽 친구들과 한번 더 라운드를 한 뒤 점심 때쯤 가족과 함께 다른 해수욕장에 가서 물놀이를 한다. 휴가철을 맞아 ‘국내 피서 골프투어’가 인기다. 지방을 중심으로 2회 라운드와 숙박을 묶은 패키지 상품은 수도권의 주말 18홀 라운드 비용 정도로 36홀을 돌 수 있다는 매력 덕분에 이용하는 골퍼들이 늘고 있다. 특히 피서지 인근 골프장은 가족 휴가를 겸할 수 있어 이미 다음달 중순까지 예약이 쉽지 않다. 패키지 가격은 지역과 날짜ㆍ요일ㆍ숙박시설 등에 따라 차이가 나며 1인당 10만원대부터 3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여기에는 36홀 그린피, 숙박, 조식, 전동카트 이용료가 포함되는 게 보통이다. 4인팀 기준으로 이 가격이 적용되지만 휴가철을 맞아 부부가 이용할 수 있는 2인 상품도 판매되고 있다. 가족이 동반할 경우 숙박비만 추가 부담하면 되는데 대부분 전문업체 또는 골프장과 협의가 돼 있어 개별 요금보다는 저렴하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로 접어들면서 강원도의 설악프라자ㆍ설악썬밸리ㆍ파인리즈ㆍ골든비치, 경북의 경주ㆍ보문, 경남의 해운대, 그리고 전라도의 보성ㆍ골드레이크ㆍ무등산ㆍ영광 등의 인기가 높다. 대부분 가족과 함께 찾을 만한 해수욕장과 명산ㆍ리조트ㆍ문화유적지 등이 인근에 산재해 있거나 소문난 지역 특산물, 먹을거리 등이 풍부한 곳들이다. 엑스골프(www.xgolf.co.kr), 골프유닷넷(www.golfu.net) 등 골프예약 전문업체나 여행사들이 내놓는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강원 속초의 설악프라자CC는 36홀 라운드와 콘도 숙박, 조식을 합쳐 25만7,000원이고 골프텔 숙박이 포함된 경북 포항 오션뷰CC의 패키지 가격은 25만9,000원이다. 전세버스를 제공하거나 다양한 사은품을 증정하는 상품도 있다. 81홀 군산CC는 1박2일 16만9,000원, 2박3일(72홀) 33만8,000원 등의 패키지를 자체 운영한다. 배병일 골프유닷넷 대표는 “국내 골프투어가 자리잡으면서 이용객이 지난해에 비해 30%가량 늘었다”며 “골프장 공급 증가로 이용객이 줄어든 지방 골프장에도, 가족과 함께 피서 겸 골프 여행을 떠나려는 골퍼들에게도 모두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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