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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유기전자 시대, 한국이 주도하길-미하엘 그룬트 한국머크 대표


영화 '해리포터'는 현재의 실리콘 시대가 지나고 플라스틱과 유기전자의 시대가 오면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보여준다.

이야기 속 마법 거울은 가볍고 휘어지고 외부로부터 전원 공급이 필요 없으며 심지어 투명한데 주변 세계와 연결돼 있다. 유기 플라스틱이 발전하면 실현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실리콘 시대의 전자제품은 디스플레이·배터리·저장장치·프로세서 등과 같은 딱딱한 소재로 구성돼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고 가격도 비싸지만 이런 부품을 유기전자로 구성하면 상상에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디스플레이 분야의 혁신도 빠르게 이뤄질 것이다. 현재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와 관련된 기술은 매우 빠르게 발달하고 있고 지금은 책받침처럼 약간 휘어지는 단계에 불과한 정도지만 내년에는 돌돌 말거나 접는 단계로 발전할 것이다.

유기전자 공학의 발전은 이뿐만 아니라 피부에 붙이면 건강을 체크해주고 위급 상황 때 구급차를 불러주는 일회성 전자기기 개발로도 이어질 수 있다. 좀 더 정교해진다면 심장에 무리가 오거나 간질발작이 올 때 비상 처치까지 가능해질지도 모른다.

또 낮 동안 전기 에너지를 모아 밤에 전력을 제공하는 아웃도어 장비나 텐트·우산도 등장할 수 있다. 머크의 경우 햇빛이 강할 때 자동으로 어두워져 실내로 유입되는 열을 차단하는 '스마트 윈도'를 이미 개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미래를 위해서 소재 기업은 반드시 누구보다 먼저 미래 트렌드를 예측하고 오늘부터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고객보다 먼저, 심지어 고객사가 어떤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미래 시장의 트렌드를 이해해야 한다. 물론 혼자서만이 아니라 고객사와 초기 단계부터 협력해야 한다. 화가가 쓸 물감을 만들기 위해 자신이 화가가 될 필요는 없지만 화가가 어떤 그림을 어떻게 그리는지는 알고 있어야 하는 이치다.

이 같은 의미에서 신제품과 신기술의 흡수가 빠른 한국은 첨단 기술 기업이 등장할 환경을 잘 갖춘 곳이다.

독일은 '왜 우리가 이런 사업을 해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강한데 한국은 '안 될 이유는 없다. 하면 된다'는 의식이 지배적이다. 창조성이란 개인이나 한 조직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이나 조직이 만날 때 나타나는 것이 특성이다. 머크가 지난 2010·2011년 국내에 첨단 기술센터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응용개발 연구소를 잇따라 설립한 이유다.

한국의 대기업들은 속도와 정확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 사회의 모든 부문이 일제히 목표에 집중, 후발 주자에서 선도주자로 재빨리 변신한다. 한국은 기술의 미래를 가늠하는 실험실로 앞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해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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