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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 졸업' 경남기업 김호영사장 "공공·해외사업 수주에 사활 걸것"

돈 될만것 모두 팔아 1조 상환… 고통분담 차원 직원 연봉 삭감<br>경기 안좋아 아직 위기지만 도약위해 조기졸업 필요 판단


"워크아웃을 졸업하기는 했지만 건설업계의 자금 사정이 워낙 안 좋은 상태라 여전히 위기 속에 있습니다." 31일 기자와 만난 김호영(64ㆍ사진) 경남기업 사장의 표정에는 2년 만에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했다는 안도감보다는 '워크아웃 이후'에 대한 긴장감이 더 엿보였다. 알짜배기 땅과 신규 사업들을 모두 매각한 상태에서 이제 채권단이 도움 없이 '홀로서기'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경남기업은 전날 채권단으로부터 워크아웃 졸업을 통보 받았다. 김 사장은 "건설업계의 신용 경색으로 대부분의 건설사가 채권 발행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남기업은 이제 담보로 맡길 만한 자산도 없는 만큼 공공 도급 공사 수주와 해외 신사업 수주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남기업의 경영환경이 급격히 악화된 것은 지난 2008년이다. 당시 경남기업은 광주 수완에너지와 남양주 별내에너지 등의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던 상황에서 세계 금융위기로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되면서 이들 사업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실패해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김 사장은 "에너지 사업은 초기에 발전기 구입 비용 등에 투입되는 자금이 상당하다"며 "이미 자금이 선투입된 상황에 금융위기로 1,700억원가량의 PF 자금이 조달되지 않아 위기가 닥친 것"이라고 말했다. 시공능력 17위의 대형건설사로 주택ㆍ토목ㆍ해외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2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던 경남기업으로서는 갑작스레 맞이한 워크아웃이 다소 억울한 상황이기도 했다. 그러나 경남기업은 곧바로 강력한 자구노력을 시행하며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알짜배기 자회사인 중앙청과ㆍ수완에너지ㆍ별내에너지 등을 모두 처분하고 김포 한강신도시, 영종하늘도시, 평택 소사벌 등의 택지도 모두 매각했다. 고통 분담 차원에서 직원들의 연봉도 15%가량 삭감됐다. 김 사장은 "국내 사업뿐 아니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갖고 있던 땅까지 돈이 될 만한 것은 모두 매각해 무려 1조원 상당의 부채와 보증채무를 상환했다"고 말했다. 자구 노력과 함께 필사적으로 매달린 것은 국내 공공 사업과 해외 사업 수주였다. 워크아웃 상태에서 신규 사업을 더 확대할 수 없는 입장이었기에 수주 사업에 모든 역량을 쏟았다. 전직원도 합심해 뛴 결과 지난해에 공공 부문에서만 1조원대를 수주했고 해외 부문에서도 꾸준한 성과를 냈다. 워크아웃 상태에서 베트남에서 노이바이~라오까이 고속도로(2억달러), 주상복합 골든팰리스(2억5,000만달러) 등을 수주하며 업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과 약속한 자구이행을 90% 이상 달성했고 워크아웃 조기졸업도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막상 워크아웃을 졸업하려고 보니 2008년부터 시작된 건설경기 침체의 골은 깊어져 있었다. BBB 등급 건설사들까지도 채권 발행이 되지 않아 자금 사정이 막힌 상태다 보니 경남기업의 워크아웃 졸업을 '모험'으로 보는 시각까지 있었다. 그러나 김 사장은 새로운 도약을 위해 빠른 워크아웃 졸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김 사장은 "워크아웃 신용등급으로는 국내에서 턴키 사업이나 공동 도급 사업에 참여할 수 없었고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에는 명함도 못 내밀었다"며 "경남기업이 갖고 있는 역량과 직원들을 믿고 워크아웃을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사장은 당장은 공격적인 경영을 시작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건설업계 사정이 워낙 안 좋다 보니 당분간은 살아남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일단 경남기업의 강점인 공공사업 수주에 최대한 매진하면서 해외사업을 중심으로 신시장을 개척할 것"이라며 "워크아웃 조기졸업에 대한 평가는 6개월 후에 내려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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