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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위 재벌 캄프라드 "구두쇠 자랑스럽다"
입력2006-03-27 08:22:52
수정
2006.03.27 08:22:52
"내 볼보, 겨우 15년된 새것" 비행기는 이코노미 좌석으로…
"훌륭한 경영원칙이라는 것이 있다면 솔선수범을 보이는 것이다. 모든 직원을 위해서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이다"
가구회사 이케아의 창업자로, 세계 4위의 갑부인 스웨덴 출신의 잉그바르 캄프라드는 팔십 평생을 검약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때문에 9만여명의 직원들에게도 비용 절감을 요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세금 절약을 위해 스위스로 이주, 근 30년 거주하고 있는 캄프라드 회장은 요즘도 15년된 볼보 승용차를 손수 운전하고 있고 비행기를 탈 때는 늘 이코노미 좌석을 고집하며 동네 슈퍼에서 주말 할인 행사가 있을 때를 기다려 쇼핑을 한다.
그의 저택도 대중적이며 값싼 이케아 가구로 장식돼 있을 뿐이고 크리스마스 때나 겨우 세 아들과 이웃들을 불러들여 스웨덴의 고향 마을에서 지켜온 전통대로 손수 덥힌 와인을 대접하고 있을 뿐이다.
신변 안전을 우려해 언론과 거의 접촉이 없었던 캄프라드 회장은 26일 스위스 TSR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나를 인색하다고 말하지만 개의치 않는다"면서 "(절약하라는) 회사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아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1일 거주지역에 가까운 로잔 예술학교에 50만 프랑(3억7천만원)을기부하는 자리에서 모처럼 기자들과 접촉했으며 이 자리에서도 "구두쇠라는 세평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의 포천지가 추산한 캄프라드 회장의 재산은 약 280억 달러. 이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천재 투자가 워런 버핏, 멕시코의 산업재벌 카를로스 슬림에 이어 세계 4위에 해당한다.
이케아 그룹은 세계 32개국에 202개의 점포, 9만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배포하는 상품 카탈로그는 연간 1억6천만부로 성서에 버금가며 해마다 이케아의 점포를 찾는 방문객은 도합 4억5천380만명에 달한다.
캄프라드 회장은 TSR방송의 사회자가 볼보를 몰고 다닌다는 소문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대해 "거의 새 거나 다름없다. 겨우 15년이 됐을 뿐이다"고 답했다.
또 직원들에게 이면지를 사용하라고 지시한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경영자의 솔선수범을 강조하면서 "나는 모든 직원들을 위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그는 오는 30일로 80세를 맞고 있지만 회사 발전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입장이고 절약은 이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중국과 러시아 진출을 위해우리가 버는 모든 것은 유보금을 남겨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캄프라드 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80세를 맞는 것이 두렵지 않다. 죽을 시간이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덤에는 단 한 푼도 갖고 가지 않을 것을 여러분에게 약속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두쇠라는 평가가 자랑스럽다고 생각하는 그에게도 자랑스럽지 못한 부분은 있다. 2차대전 직후의 청년시절에 네오나치즘에 빠져든 것에 대해 캄프라드 회장은 개인적으로 사과를 표명한 바 있다.
고향의 집 뜰에 가게를 차려 시계와 펜 등을 팔던 캄프라드 회장이 입신한 데는 지난 1950년대 스웨덴 사회당 정권이 주택 100만호 건설 계획을 발표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한다.
그는 소비자들이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 조립식 가구에 착안했고 곧바로 가구사업에 뛰어들었다. 조립식 가구는 수송과 보관, 판매 공간을 포함한 물류적 측면에서 매우 유리했고 캄프라드의 사업은 번창일로로 치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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