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아해운 관계자는 11일 서울경제와 통화에서 “STX팬오션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해운업체들이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 확보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회사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시설, 운영자금을 미리 넉넉하게 확보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흥아해운은 전날 주주배정 이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204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새로 발행되는 주식은 1,400만주로 기존주식(7,071만여주)의 5분의 1에 달한다. 흥아해운은 이날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로 인해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흥아해운은 자회사인 피케이밸브의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확보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이 관계자는 “피케이밸브의 상반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개선된 상황이어서 IPO를 충분히 진행할 수 있다”며 “하지만 IPO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상황이어서 올해 상장을 진행할 지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흥아해운은 이번 대규모 유상증자와 관련 실권율이 30% 이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흥아해운 관계자는 “외국인 주주를 포함해 최대주주가 대부분 유상증자에 참여하겠다고 밝혔고 우리사주도 100% 가까운 물량이 청약될 것”이라며 “실권율이 30%에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 2009년에 유상증자를 실시했을 당시에도 실권율이 20% 정도에 그쳤다”며 “또 실권주를 대상으로 한 일반투자자 공모율이 60대1에 달했던 만큼 이번에도 유상증자로 인한 실권 우려는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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