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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주 "꼭 우승하고 싶었는데…"

1m 안되는 퍼팅 실패로 1타차 준우승…신지애는 6위에<br>ANZ마스터스 최종



다른 선수들이 모두 홀 아웃한 뒤 신현주(28)가 혼자 그린에 남았다. 평균 비거리 219.8야드로 3라운드 진출자 68명 중 67위의 초 단타자지만 정교한 숏 게임 실력으로 내내 선두였던 그 앞에 1m도 채 안 되는 마지막 파 퍼팅이 기다리고 있었다. 신현주는 “사흘동안 단 한번도 놓쳐본 적 없는 거리”라고 했다. 그러나 ‘들어가야 연장전’이라는 압박감이 그를 무력하게 만들었다. 엄청난 긴장이 왼팔에 힘을 더했고 결국 잡아당기며 스트로크한 볼이 홀 왼쪽으로 빠져 버렸다. 국내투어 1승, 일본투어 2승을 거뒀던 신현주의 통산 4승째 기록은 그렇게 마지막 홀 보기로 사라졌다. 10일 호주 골드코스트의 로열파인리조트 골프장(파72ㆍ5,892m)에서 끝난 유럽 및 호주여자투어 ANZ마스터스(총상금 60만 호주달러). 폭우에 따른 코스 상태 악화로 당초 72홀에서 54홀 플레이로 축소된 이 대회에서 신현주는 사흘 연속 4언더파 68타를 기록, 3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04타로 단독 2위가 됐다. 이날만 6언더파를 몰아쳐 역전에 성공한 영국의 리사 홀에게 불과 1타 뒤진 성적이었다. 첫날 공동 2위, 2라운드 공동 선두였던 신현주는 이날 캐리 웹, 캐미 더딘 등 호주 선수들과 동반 플레이에 나서 초반부터 단독 선두로 치고 나섰다. 3번홀과 5, 6번홀, 9번홀 버디로 전반에만 4타를 줄였고 13번홀에서도 버디를 뽑아 13언더파까지 내달렸다. 늘 웹보다 30~40야드씩 뒤에서 세컨 샷을 했지만 그린적중률이 83.3%였고 퍼팅도 29개로 나쁘지 않았다. 가장 위협적으로 보였던 캐리 웹이 티 샷 실수를 연발하며 10언더파로 뒤 처졌고 신지애(20ㆍ하이마트)도 느린 그린 때문에 고전하며 9언더파에서 멈춰 섰기 때문에 신현주는 쉽게 우승할 듯 했다. 하지만 복병이 바로 앞 조에 있었다. 67년생으로 91년에 프로 전향한 뒤 96년 첫 승 후 무려 10년 동안 침묵하다가 지난해 2승을 거둔 유럽 투어 소속의 홀이었다. 전후반에서 버디를 3개씩 뽑아 보기 없이 6언더파를 보탠 홀이 13언더파 공동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마지막 그린에서 리더보드를 확인한 신현주는 결국 홀을 의식해 긴장한 끝에 “스트로크 미스”로 연장전 기회도 날렸다. 신현주는 “다른 사람을 신경 쓰지 말아야 했다”며 “긴장감이 컸지만 결국 연습 부족 아니겠냐”며 눈물을 보였다. 한국인 부인을 둔 호주 현지인 캐디 크리스를 보며 “미안하다”며 다시 눈물을 쏟은 신현주는 “6학년때 골프를 시작한 뒤 처음 해외 훈련 온 곳이 호주여서 꼭 우승하고 싶었다”며 안타까워했다. 현지 기자들이 “2위도 자랑스러운 성적”이라며 위로하기도 했다. 일본 투어에서 주로 활동하는 신현주는 11일 귀국, 일주일동안 한국에 머문 뒤 3월 7일 일본투어 개막전 준비를 위해 일본으로 갈 예정이다. 한편 신지애는 버디 기회에서 퍼팅이 짧아 수 차례 홀 앞에 멈춰 선 끝에 4타를 줄이는 데 그쳐 합계 9언더파 공동 6위에 만족했고 미국 진출을 꿈꾸는 2006년 이 대회 우승자 양희영(19ㆍ삼성전자)은 합계 7언더파 공동9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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