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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도시라더니… 부산 산업구조 영세화 가속

100대 기업은 한 곳도 없고 1,000대 기업 수 매년 줄어<br>해양·IT융합 등 미래사업 육성 지역 기반 대형기업 유치 시급


기업도시를 자처하던 부산의 산업구조가 빠른 속도로 영세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에 자리한 국내 1,000대 기업 수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데다 100대 기업에는 단 한곳도 없는 실정이다. 부산지역 기업들의 총 소득 비중도 전국 7대 기업 평균보다 뒤처지는 상황을 맞고 있다. 때문에 특화된 미래 성장산업 육성과 대형 기업 유치 등으로 지역경제의 재도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부산시와 부산상의에 따르면 부산상의가 전국 1,000대 기업(2012년 매출액 기준)을 분석한 결과 부산기업은 38개사에 불과했다. 지난 2008년 55개사를 정점으로 4년 연속 1,000대 기업 수가 급격히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전국 100위 안에 든 부산기업은 단 한곳도 없었고 300위 내에는 불과 3개 기업만 이름을 올렸다. 부산지역 기업 규모가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부산기업 평균 매출액(7,500억원)은 울산(2조3,000억 원), 인천(1조5,000억 원)보다 월등히 낮았다. 르노삼성자동차와 한진중공업, 부산은행 등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매출 부진 등이 큰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지역경제의 일부 대기업 의존도가 높는 등 취약한 산업구조를 반증한 셈이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2011년 80위로 부산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100위권 안에 들었지만 지난해 완성차 판매부진에 따른 매출 감소로 100위권 잔류에 실패했다. 부산은행은 2011년 132위에서 지난해 136위로, 한진중공업도 158위에서 178위로 매출 순위가 뒷걸음질하는 등 부산지역의 유수 기업들의 매출순위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이와 함께 부산지역 경제는 지난 2000년 이후 지역 주력산업이 약화하고 고부가 서비스산업의 구축 등이 지체되면서 부산의 기업소득 규모가 인천에도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최근 발표한 '기업 총소득 구조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보면 지난 2011년 부산의 기업소득은 8조6,000억원으로 서울의 138조1,000억원은 물론 인천의 9조원보다 낮았다. 국내 2대 도시라는 자부심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총소득에서 차지하는 기업소득 비중도 부산은 지난해 12.4%로 서울의 36.4%나 7대 도시 평균 16.6%에 비해 크게 낮았다.

부산지역 산업구조의 영세성이 가속화하면서 적극적인 대형 기업 유치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홍무곤 부산상의 조사팀장은 "지역 기업이 원청업체의 협력업체로 구성되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고 성장에 어려움이 있다" 며 "부산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대기업 유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해양과 IT융합을 미래산업으로 선정, 지역 특화산업으로 집중 육성해야 한다는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부산발전연구원 관계자는"부산은 한 때 국내 최고의 산업도시였으나 지금은 소득·생산 등 각종 경제지표에서 수도권과 주변 도시에 밀리고 있다"며 "부산경제의 산업구조 고도화와 재도약을 위해서는 파급력이 크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해양과 IT융합을 미래산업으로 선정해 중점 육성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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