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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터넷 기업인 야후가 재택근무제도를 금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유연하고 폭넓은 재택근무가 특징인 실리콘밸리의 다른 정보기술(IT) 기업들에 파급될지 주목된다.
재키 레세스 야후 인사 담당 부회장은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사내 메모를 보내 모든 재택근무자들에게 오는 6월부터 사무실로 출근할 것을 요청했다고 외신들이 25일 전했다. 그는 메모에서 "회사가 더욱 경쟁력 있고 효과적으로 바뀌려면 소통과 협력이 매우 중요한데 사무실에 모여 함께 식사하고 회의하는 동안 가장 좋은 통찰과 의사결정이 나온다"며 "속도와 효율이 재택근무에 희생됐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조치는 마리사 메이어 최고경영자(CEO)의 의지로 보인다. 콜린 길리스 BGC파트너스 애널리스트는 "메이어가 기업문화를 바꿔 성과를 내려 한다"며 "직원들의 생활 전체를 회사 주위에서 보내도록 하는 (메이어가 근무했던) 구글의 문화를 이식하려는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야후는 메모에서 해당 직원들에게 예외 없이 받아들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아마 회사를 그만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해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야후가 재택근무를 폐지함에 따라 실리콘밸리의 다른 기업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야후가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가 더 생산적인가'라는 미국에서 근로조건에 관한 가장 큰 이슈를 끌어냈다"고 평가했다. 구글ㆍ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느슨하면서도 근로자 친화적인 근무조건으로 유명하지만 동시에 직원들 간의 협력을 매우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기업들은 일단 비판적이다.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은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야후의 결정이 "시대에 역행하는 조치"라며 "적절한 의사소통,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 사이의 적절한 균형만 있으면 재택근무가 동기부여에 더 효과적"이라고 비판했다. 인사 관련 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는 리사 혼은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경쟁업체들이 근로조건을 무기로 야후 직원들을 스카우트하기가 용이해졌다"고 전망했다.
이에 반해 미국 경제전문 매체인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 제도는 결과적으로 해고로도 활용할 수 있어 비용을 줄일 수 있는데다 더 크게 봐서는 덩치가 크고 게으르다는 회사 이미지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USA투데이는 현재 미국에서 일주일에 한번 이상 재택근무를 하는 인원이 2010년 현재 전체의 9.5%라며 "통근비용과 사무실 유지비를 절약하면서 근무시간 유연화를 위해 더 많은 회사들이 재택근무를 권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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