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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로프의 황녀' 고르차코바 내한공연

'키로프의 황녀' 고르차코바 내한공연 소프라노 갈리나 고르차코바(39)가 4년만에 다시 국내무대에 인사한다. 지난 97년 첫 내한, 엄청난 성량과 공연장을 압도하는 연기력으로 애호가들의 극찬을 받았던 그가 오는 3월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다시 서는 것. '키로프(현 마린스키)의 황녀'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한 러시아 소프라노 갈리나 고르차코바는 '드라마틱 소프라노의 최고봉'이라 평가받을 정도로 볼륨감있는 음성과 격정적인 감정표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첫 내한 공연에서도 호소력있는 목소리와 웅장하기까지 한 선율로 관객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흠칫 마리아 칼라스가 살아돌아 왔나 싶을 정도였다. 광활한 대륙출신다운 스케일은 약간은 기교적인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에만 익숙해진 관객의 귀를 달래주고도 남음이 있지만, 실상 그의 음성은 부드럽고 또 서정적이기까지 하다. 아름다운 선율의 흐름을 소화할 수 있는 기교와 음색을 갖추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 자신도 자신을 러시아 오페라 가수로만 인식하는 일부의 평가에 불만이 많은 듯 보였다. 가장 자신있는 아리아가 이탈리아 아리아같은 서정적인 작품이라고 여러 차례 공언했을 정도다. 첫 내한공연에서 러시아 곡 위주의 레파토리로 관객에게 인사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 무대에서는 러시아 가곡과 이태리 아리아 모두를 선보인다. 관객들로선 격정적인 목소리와 함께 섬세한 선율의 흐름까지 골고루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갈리나 고르차코바는 90년 키로프(현 마린스키) 오페라단에 입단, 93년 프로코피예프의 '불의천사'에서 레나타 역을 맡으면서 키로프의 프리마 돈나로 급부상한다. 이 오페라단의 음악감독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그의 가능성을 꿰뚫어 보고 키운 것이다. 이후 95년엔 뉴욕 메트로폴리탄에서 푸치니의 '나비부인' 중 초초상역을 맡아 세계 오페라 무대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차이코프스키의 '예브게니 오네긴'에서 부른 '편지의 아리아'가 소피 마르소 주연의 영화 '안나 카레리나'에 삽입돼 대중적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일도 있었다. 현재 그는 세계 각국의 주요 오페라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고 여러 평론가들로터 이 시대 최고의 소프라노중 하나라는 찬사를 받는다. 이날 독창회에서 그는 글린카의 '종달새', 발라키레프의 '정결한 달님이 떴군요'등 러시아 가곡과 차이코프스키 '예브게니 오네긴'과 푸치니 '마농 레스코'의 아리아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반주는 스코틀랜드 피아니스트인 이아인 번사이드가 맡는다. 3월 3일 오후7시30분 1회 공연.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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