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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이 이명박 대통령과 측근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운 국회의원을 불법으로 사찰한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 부장검사)이 진경락(45) 전 총리실 윤리지원관실 총괄과장의 여동생 집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에 새누리당 현기환·정두언 의원과 민주통합당 백원우·이석현 의원, 윤석만 포스코 전 사장에 대한 사찰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따라 붙어서 잘라라'거나 '날릴 수 있도록' 등의 표현을 담은 이 자료는 특정 공공 기관장과 공무원에 대한 표적 사찰을 지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사찰 피해 사례로 제기된 의혹을 살펴보고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추가적으로 확보한 문건을 바탕으로 관계자 진술을 캐내 불법성을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현 의원은 지난 2008년 이 대통령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 분야 핵심 관료를 교체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대통령이 밑바닥 정서도 모르고 있다"고 비판한 친박계 핵심인사다. 정 의원의 경우 "박영준 전 차관이 권력을 사유화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사찰 대상에 올랐다.
백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 참석한 이 대통령을 향해 "살인자 사죄하라"며 식장에 난입해 기소됐다. 같은 당의 이 의원은 '이명박 저격수'라는 평가를 받아왔으며 2009년 6월 이 대통령이 서울의 한 떡볶이 집을 방문하자 "떡볶이 집에 가지 말라. 애들이 경기한다"는 발언을 했던 인물이다.
한편 검찰의 1차 수사 당시 실형을 선고 받고 수감됐던 진 전 과장은 교도소에서 지인에게 '증거 인멸의 진범은 당시 민정수석실에 근무했던 사람들'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민정수석은 권재진 법무부 장관이며 민정2비서관은 김진모 서울고검 검사,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장석명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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