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립통계청은 올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3%하락해 지난해 4ㆍ4분기(-0.3%)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통계청과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0.2% 하락보다 악화된 것이다.
영국 GDP가 2분기 연속 줄어든 것은 지난 2008년 말 이후 3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그동안 영국경제는 큰 폭의 성장과 소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전체적으로 회복세를 보여 왔다.
부문별로는 건설경기 침체가 두드러졌다. 1ㆍ4분기 건설업 생산은 4.8%가 감소해 3년래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영국 GDP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비스업도 0.1% 증가하는 데 그쳐 GDP 하락을 막지 못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영국은 양적완화 등 경기부양책이필요하다”고 말한 데 이어 GDP성장률도 2분기 연속 후퇴함으로써 긴축을 강조하던 데이비드 카메론 영국 총리의 입지도 좁아지게 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0일 영국 중앙은행(BOE)이 물가 상승률을 우려해 3,250만파운드 규모의 자산을 매입하던 것을 중단했지만 이번 소식으로 다시 양적완화 카드를 커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영국이 채권 매입을 비롯한 경기부양 정책을 재개할 것이란 기대감도 형성되고 있다. 이날 부총재인 찰리 빈은 “상황이 좀더 악화 된다면 경기부양책이 나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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