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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이 근대·진보적 인물? 보수 실용주의자로 봐야죠"

김영식 서울대 명예교수 '정약용의 문제들' 출간

"주된 관심 유가 전통에 머물러

주자학 보완 통한 개선책 제시해"


조선시대 실학자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1762~1836)을 진보적·근대적인 인물이 아니라 보수적 실용주의자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주자학을 집대성한 주희(朱熹)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김영식 서울대 동양사학과 명예교수는 다산을 '주자학의 완성자'이자 '보수적 실용주의자'로 규정한 '정약용의 문제들(혜안)'을 최근 출간했다.

김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다산이 유학뿐 아니라 천주교와 서양 학문, 중국 고증학 등 18세기 후반의 다양한 사상적 조류에 영향을 받긴 했으나 그의 주된 지적 관심은 유가 학문 전통 안에 머물렀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자학을 수정, 보완해 이를 발전적으로 계승하려 했을 뿐 그의 사상 전반에는 여전히 주자학의 틀이 기초로 남아 있었다는 것이다. 조선 양반사회의 일원이었던 그가 서양사회에서 출현한 근대적 요소를 굳이 추구할 이유가 없었고 어디까지나 유가 전통에 기초한 당시 체제를 지키는 가운데 사회를 개선하려 했을 뿐이라는 분석이다.



그가 정의한 다산은 자신이 처한 틀 안에서 그 틀을 보완하려 노력한 '실용주의자'다. 이 때문에 다산은 교조주의나 독단론에 빠지지 않아 개혁적 면모를 보이기도 했지만 역설적으로 그 때문에 보수성을 띨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교수는 다산에 대해 "학문적 깊이나 폭 양쪽 모두 당대 조선에서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며 "벗어나고 뛰어넘기 쉽지 않은 제약을 겪으면서 그와 같은 것들을 이뤄냈기에 그의 성취가 더 위대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김 교수는 "이런 논의를 통해 정약용의 '개혁적' '진보적' '독창적' 면모를 무시하거나 깎아내리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 시기를 살던 인물로서 정약용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를 얻어내고 오히려 그렇게 함으로써 그의 독창성이나 탁월함을 더 제대로 이해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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