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바라크는 이집트 검찰이 이날 교정 당국에 무바라크의 석방을 명령함에 따라 이날 오후 헬기를 이용해 교도소를 빠져나왔다고 이집트 내무부가 밝혔다.
이로써 무바라크는 시위대 살해 사건 연루와 부정 부패 혐의로 2011년 4월 검찰에 구속된 뒤 2년4개월의 구금 생활을 끝내고 불구속 상태서 남은 재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오전 무바라크가 수감 중인 카이로 남부 토라교도소에 공문을 보내 그를 풀어주라고 지시했다.
토라 교도소 주변에 무바라크 지지자 수십명이 모여 그의 석방을 기다린 가운데 헬기 한 대가 교도소 상공으로 이륙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이집트의 한 보안 소식통은 "안전상 이유로 무바라크가 의료장비가 설치된 헬기를 이용해 카이로 남부 마아디 지역에 있는 군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바라크는 군 병원에서 외부와 연락이 제한되는 연금 상태에 있을 것이라고 AP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법원은 전날 무바라크의 석방을 명령했으며 검찰은 항소를 포기했다.
이집트 하젬 엘베블라위 총리는 이달 중순 선포한 비상사태에 따라 무바라크가 석방되면 가택 연금하라고 명령했다.
이집트 정부의 이런 조치는 지난달 3일 군부의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축출 사태에 이어 그의 석방이 정국 혼란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나왔다.
무바라크의 변호인은 전날 무바라크가 집권 시절 국영 신문사 알아흐람 간부한테서 받은 고가 시계와 보석 등의 각종 선물에 해당하는 액수를 올해 초 정부에 이미 갚았다며 무혐의를 입증했다.
그러나 무바라크의 석방이 그의 모든 혐의를 무죄로 확정하는 것은 아니다.
무바라크는 2011년 시민혁명 기간 시위대 사망 사건에 연루됐다는 일부 혐의를 받고 있어 오는 25일 이와 관련한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2011년 4월 12일 구속된 무바라크는 지난해 6월 1심 재판에서 2011년 초 시민 혁명 기간 시위대 850여명의 사망을 막지 못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다 법원은 지난 1월 재판 과정에서의 오류와 무바라크 변호인단, 검찰의 항소 요구를 받아들여 재심을 명령했다.
무바라크 석방으로 일시적인 혼란도 예상된다.
30년간 철권통치를 한 독재자의 석방에 반대하는 시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시민혁명 당시 다수의 사망자를 낸 유혈사태에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데 반발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무바라크 석방에 반발하는 시위가 발생할 경우 군부와 무르시 지지기반인 무슬림형제단의 대립 구도와 맞물려 정국은 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무바라크 석방이 확정되면 무바라크 시절에 임명된 현 사법부 수장들에 대한 비난 여론이 조성될 가능성도 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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