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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어지는 금감원 업권 칸막이

출신별 '밀어주기' 관행 만연에 진웅섭 "문화 쇄신" 파격인사

통합 공채 1기 4명, 준간부급에 업권별 순환보직 활성화 기대


지난 1999년 은행감독원·증권감독원·보험감독원·신용관리기금 등이 통합돼 설립된 금융감독원에는 여전히 출신별로 불꽃 튀는 경쟁의식이 남아 있다. 직원들의 뿌리가 서로 다르다 보니 본부 임원이나 국실장급 인사 시즌에는 자리를 놓고 신경전도 치열하다.

통상 은감원 출신이 주류를 꿰찼던 가운데 보감원과 증감원 출신이 지분을 늘리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해왔다. 같은 업권 감독기구 출신끼리 밀어주고 끌어주는 문화는 여전히 남아있다.

금감원의 이 같은 업권별 칸막이 문화가 앞으로는 다소 희석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 금감원 공채1기로 입사한 직원 가운데 처음으로 준간부급인 팀장이 배출됐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지난 2일 팀장급 인사발령에서 2000년에 입사한 공채 1기 수석조사역 4명을 팀장으로 승진시켰다.

이번 인사에서 본부 팀장으로 승진 발령 받은 이들은 김성욱 금융상황분석실 팀장, 김동철 금융지원센터 팀장 등이며 김범수 팀장과 서재완 팀장은 승진한 뒤 각각 국민권익위원회와 경기도청으로 파견된다.

1995년에서 1999년 사이에 각 업권 감독기구에서 입사한 직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여전히 팀장 승진을 하지 못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 인사는 다소 파격적이다.

국장급 이상을 대폭 물갈이한 진웅섭 금감원장은 금감원 전체 문화 쇄신 차원에서 이 같은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통합 금감원의 공채 기수들은 업권별 이해관계가 덜하다. 따라서 통합 기수의 팀장 승진이 계속 이어질 경우 금감원 문화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통합된 지 16년을 맞은 금감원에는 이미 1,740명의 일반 직원 가운데 통합 기수 출신이 740명으로 기존 업권 감독기구 출신 숫자(700명)를 압도하고 있다. 외부 경력직도 매년 25명 내외로 꾸준히 뽑아 300명에 달한다.

그간 통합 기수 출신의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는 금감원의 업권 칸막이 문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했던 것이 사실이다. 통합 기수 출신의 한 금감원 직원은 "지나친 출신 업권 중심의 사고와 서로 간에 밀어주는 문화가 불편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금융이 점점 복합화되는 시대에 감독기구인 금감원에 여전히 칸막이가 남아있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점차 통합 기수들의 팀장 승진을 늘리고 업권별로 순환보직을 활성화시켜 기존의 칸막이 문화를 최대한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감독총괄국이나 거시감독국 등 통합 권역으로 발령이 나는 직원들은 인사고과상 인센티브도 부여한다.

다만 국장급 이상 핵심간부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업권 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칸막이 문화가 해소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진통을 거쳐야 할 것이라는 게 금감원 안팎의 관측이다. 은감원 출신들에 비해 보감원이나 증감원 출신들의 인사 적체가 심한 부분도 해소해야 할 과제다. 통합 기수 처음으로 팀장으로 승진한 김성욱 팀장은 "선배들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팀장으로 승진해 부담감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도 느낀다"며 "통합 기수 후배들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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