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압 속에서 핀 소년의 우정·첫사랑
■ 테헤란의 지붕(마보드 세라지 지음, 은행나무 펴냄)= 이란 태생의 미국 작가 마보드 세라지의 첫번째 장편소설로 미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70년대 초 이란의 수도 테헤란을 배경으로 독재 정권의 억압 속에서 피어난 17살 소년의 해맑은 우정과 가슴 아픈 첫사랑을 담았다. 정치적으로 어두운 시절에도 인간의 순수한 사랑과 영혼은 숨길 수 없다는 주제를 잔잔하게 그렸다. 지난해 5월 출간과 동시에 미국 전역의 출판업자들로부터 화제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1만3,000원.
'사냥과 남성' 문화·역사적 추적
■ 오리온의 후예- 사냥으로 본 남성의 역사(찰스 버그먼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영웅적 사냥꾼을 대표하는 '오리온'이라는 신화적 인물을 빗대 '사냥'이라는 주제에 대해 문화ㆍ역사적으로 추적한다. 특히 사냥이라는 행위에 담긴 이미지가 어떻게 남성의 사회적 역할과 이데올로기를 형성했는지 살펴본다. 영문학 교수인 저자는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서구 문화사와 문학사에서 등장하는 사냥꾼 남성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2만5,000원.
촉망받던 여류 화가 의문의 죽음
■ 바람이 분다, 가라(한강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소설 '채식주의자'의 작가 한강이 자신의 4번째 장편소설을 들고 독자에게 돌아왔다. 1994년 등단한 이래 서정적인 문체로 인간의 본질적 욕망과 삶의 진리를 탐구해온 작가는 무려 4년6개월의 긴 시간을 들여 작품을 완성했다. 촉망 받던 한 여류 화가의 의문에 쌓인 죽음을 놓고, 서로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400여 페이지에 걸쳐 전개된다. 1만원.
'열정 전도사'로 나선 조혜련
■ 열렬하다 내인생(조혜련 지음, 샘앤파커스 펴냄)= 개그우먼 조혜련 만큼 열심히 사는 사람도 드물 다. 이미 여러 권의 책을 출간한 그가 또 다시 '열정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다이어트 비디오, 일본 연예계 진출, 일본어 책 2권과 자기계발서 2권, 음반 발매 등 거침 없는 행보를 이어가는 조혜련의 저력과 열정의 근원을 들려준다. '비호감 개그우먼'으로 서러움을 받아왔던 조혜련은 "나 같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도 해냈는데 여러분은 왜 못하겠냐"고 반문한다. 1만2,000원.
'독재와 여성'의 관계 새롭게 조명
■ 대중독재와 여성(고원ㆍ김상수ㆍ김용우 등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한양대학교 비교역사문화연구소가 독재 체제와 여성과의 관계를 심도 있게 다뤘다. 단순히 '가해자' vs '피해자'라는 이분법적인 인식의 틀에서 벗어나 파시즘이 횡행하던 시대를 살아온 여성들의 삶과 문제의식을 새로운 관점으로 풀어냈다. 저자들은 대중독재 시대의 여성은 강제 동원으로 무고한 희생자의 이미지를 지니고 있지만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역사적 행위자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2만원.
등단 15년 김영하의 작품 한눈에
■ 김영하 컬렉션(김영하 지음, 문학동네 펴냄)=우리시대 최고의 재담꾼 중 한명인 소설가 김영하의 소설집과 장편소설이 컬렉션으로 출간됐다. 소설집 '오빠가 돌아왔다',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와 장편소설 '퀴즈쇼', '빛의 제국', '검은 꽃', '아랑은 왜' 등이 포함됐다. 등단 15년을 맞은 작가의 작품들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6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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