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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제국의 흥망과 위기극복


지난 2006년부터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가 2010년 정점을 찍고 연이어서 유럽발 재정위기가 표면화되면서 세계경제의 위기가 5년 이상 지속되는 양상이다. 이념적 지배력에 기초한 동서경쟁의 시대를 끝내고 시장적 지배력에 기초한 남북경쟁의 시대를 열어온 세계경제는 개방확대라는 원칙에는 동의하면서도 경제블록 간에 겹겹이 쌓인 문제에 대해서는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제 갓 스무살을 넘긴 남북경쟁체제가 꽃을 피우기도 전에 쇠망의 길로 가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강대국의 흥망'을 쓴 폴 케네디는 강대국이 망한 배경으로 확장 영토를 지키기 위한 과도한 전비지출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역사가들은 제국의 흥망에 대해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적 관점에서 여러 가지 원인을 제시하고 있지만 좀 더 큰 틀에서 보면 대제국이나 대기업이나 흥할 때와 망할 때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비슷한 특징이 있다.

국가나 기업이나 발전하고 확장하는 시기에는 강력한 리더십 아래 상식을 뛰어넘는 큰 목표를 설정하고 남들이 생각지도 못한 방법과 수단을 개발해 무장하고, 적극적이고 진취적으로 나아가며, 인종적 문화적 다양성을 과감히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다 대제국, 대기업을 이루면 우월감에 사로잡혀 관료주의에 물들고 확장된 영역을 지키려고 방어에 골몰한다. 또 약자의 쇄신노력을 비웃고 의심과 비하에 눈이 멀어 인종적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으며, 높은 담을 쌓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인다.



예컨대 진시황은 10년이란 짧은 기간 동안 속전속결, 실용개혁과 외국인 등용 등으로 천하를 통일했지만 기득권 지키기, 문화탄압, 외국인 홀대, 만리장성 쌓기로 불과 15년 만에 패망의 길로 갔다. 이처럼 제국에서 나타나는 쇠망의 원인은 노키아나 소니 등 다국적 대기업의 경우에도 유사하다.

이제 가속화되고 있는 글로벌화로 인해 기존 질서에 기초한 국가 간 경쟁의 틀로는 당면한 세계경제의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어 보인다. 제국의 흥망사에서 보는 바와 같이 동서경쟁체제 붕괴 이후 나타난 남북경쟁시스템은 개방과 창의, 새로운 열정으로 최대 호황을 구가했지만 블록 내 관료화와 선진국의 기득권 지키기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건강한 남북경쟁시스템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블록 내 관료주의 타파와 시스템개혁, 그리고 창의와 도전을 북돋우는 분위기 조성이 시급해 보인다. 세계경제 위기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이제 다시 강력한 리더십 아래 상식을 뛰어넘는 국가목표를 설정하고 창의와 혁신으로 남이 갖지 않은 수단과 방법을 찾아내서 새로운 도전정신으로 혼신을 다해 뛰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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