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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 교사 급증… 2만명 넘었다

중고교 100명중 8명꼴… "교육의 質 저하등 우려"<br>재정 열악 사립학교들 임용해지 쉬워 선호


이모(25ㆍ여)씨는 올 2학기 지방의 모 사립고등학교에 영어과목 기간제 교사로 채용됐다. 지방국립대 사범대를 졸업한 이씨는 임용고시에 연거푸 낙방하고 3수를 하던 중 기간제 교사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 채용됐다. 이씨는 "1년 계약을 했는데 열심히 하면 기간이 연장될 수 있고 정규 교원으로 전환될 수도 있어 열심히 가르치고 있다"면서도 "계약 해지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히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기간제 교사가 해마다 늘고 있다. 전국 초ㆍ중ㆍ고교의 기간제 교사 수가 올해 처음 2만명을 넘어섰다. 기간제 교사는 정규 교원이 출산ㆍ질병 등으로 1개월 이상 휴직하거나 파견ㆍ연수ㆍ정직 등의 이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이를 보충하기 위해 채용하도록 돼 있지만 최근 들어 정년퇴임이나 명예퇴직 등으로 발생한 결원을 기간제 교사로 채우는 경우가 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전국 초ㆍ중ㆍ고교의 기간제 교수 수는 지난 2006년 1만3,702명이던 것이 지난해 1만8,870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2만3,714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국공립이 대부분인 초등학교에 비해 사립학교 비중이 높은 중ㆍ고교에서 기간제 교사 채용이 크게 늘고 있다. 중학교의 경우 기간제 교사가 2006년 5,409명에서 올해 8,929명으로 65%나 증가했다. 고등학교는 같은 기간 6,820명에서 9,912명으로 45% 늘었다. 이에 따라 정규직 대비 기간제 교사 비율이 중학교의 경우 2006년 5.1%에서 올해 8.19%로 늘었으며 고등학교는 5.7%에서 7.9%로 상승했다. 중ㆍ고교 교사 100명 중 8명은 비정규직 교사인 셈이다. 기간제 교사가 이처럼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사립학교의 열악한 재정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중ㆍ고교 기간제 교사의 대부분이 근무하는 사립학교들은 재정 상황이 여의치 않아 정규 교사보다는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간제 교사를 선호하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출산율 저하로 학생수가 감소하면서 교원 정원을 줄여야 하는 경우 신분이 보장된 정규 교사보다 임용 해지가 쉽다는 점도 기간제 교사가 늘어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한 교사는 "기간제 교사가 정규 교사에 비해 자질이나 능력이 부족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신분이 불안하다 보니 책임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곧 교육의 질 저하와 공교육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존 교원이 퇴직해 이를 보충해야 하는 경우 정규 교사를 채용해야 하지만 기간제 교사로 대체하는 사립학교도 적지 않다. 사립학교들은 '특정 교과를 한시적으로 담당할 교원이 필요한 때' 기간제 교사를 임용할 수 있도록 돼 있는 사립학교법을 들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편의에 의해 비정규직 교사를 남용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도 사립학교의 경우 교원임용권이 재단 측에 있다는 점을 들어 기간제 교사 채용과 관련, 지도ㆍ감독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교과부의 한 관계자는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넓혀주기 위해 특정 교과목을 가르치는 기간제 교사를 정원 외로 채용하는 것은 권장하고 있지만 정규 교원 정원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간제 교사로 채우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도 "사립학교 교원의 임용권한이 재단 이사장에게 있기 때문에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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