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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새로운 도전의 시대](2부-2) 섬유

"중국산과 경쟁 가능"… '제 2전성기' 기대


국내 섬유ㆍ신발업계는 한미 FTA 체결을 계기로 대미수출에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전세계 명품 브랜드가 즐비하게 들어선 미국 베벌리힐스의 로데오 거리. 2010년에 한국 기업 최초로 이곳에 진출한 국내 한 대기업의 매장은 연일 몰려오는 미국인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가격은 중국산과 엇비슷한 수준인 반면 품질은 유럽산 제품과도 맞먹을 만큼 명품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2. 비슷한 시기의 서울 동대문 의류상가. 과거 ‘짝퉁’시장이라는 오명을 벗고 국내 패션산업의 1번지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해외로 빠져나간 디자이너는 물론 국내 방직ㆍ의류 업체들이 속속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섬유ㆍ패션의 메카로 부상한 것이다. 한미 FTA시대를 맞은 국내 섬유업계의 미래 활약상을 그려본 것이지만 국내 섬유업계는 이미 ‘제2의 부활’을 꿈꾸며 잔뜩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평균 13.1%(일부 품목 32%)에 달하는 높은 관세가 철폐되면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되고 중국산과도 한번 맞붙어 싸울 수 있다는 자신감도 높아지고 있다. ◇직물사업 호황 기대감=산업자원부는 한미 FTA 타결 후 수혜 업체로 국내 원사ㆍ직물 업체를 꼽고 있다. 황규연 산자부 섬유생활팀장은 “국내 대미수출 주력상품인 니트 의류의 경우 32%의 관세 효과를 볼 수 있는 만큼 이들 업체의 수혜 정도가 가장 클 것”이라며 “한국산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생산된 원사를 이용해야 하는 점을 고려할 때 원사 업체와 염색 업체 등의 연쇄적인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섬유업계의 지난해 대미수출금액(20억달러) 가운데 니트 수출금액은 5억6,300만달러로 25%가량을 차지한다. 섬산련의 한 관계자는 “대미수출에서 니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지만 중국과 베트남 등 제3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물량은 10억달러를 크게 웃돈다”며 “FTA 타결로 인해 국내 공장의 가동률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신규 설비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섬유업체 유턴 가능성도=섬유업계에서는 한미 FTA가 본격 발효되면 그동안 가격 때문에 중국과 베트남 등 제3국으로 빠져나간 설비와 인력들이 한국으로 다시 돌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한해에만 섬유업체의 해외투자는 389건에 3억7,000만달러에 달할 정도로 탈한국 현상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높은 인건비 부담에 한국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FTA 타결은 이들 업체의 국내 이전을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전세계 최대의 의류ㆍ섬유 시장인 미국시장에 관세 혜택을 보면서 중국의 저가공세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섬산련에 따르면 FTA 타결로 인한 섬유의 관세 혜택은 평균 12.5%에 달하고 직물의 미국시장 가중 평균치는 9.6%, 의류는 평균 16.4%의 혜택을 볼 수 있다. 특히 니트의 경우 최대 32%까지 가능해 국내 설비로 미국 수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클러스터에 승부 걸어야=그러나 섬유업계는 FTA만으로 단순히 관세혜택만 노릴 경우 기대 이하의 결과가 뒤따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배영호 ㈜코오롱 사장은 이와 관련, “현재 섬유업계는 FTA 효과를 극대화할 수 없는 구조로 짜여 있다”며 “원사(실)에서부터 직물ㆍ봉제ㆍ염색ㆍ어패럴에 이르는 업체들이 한 곳에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산업 클러스터가 형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섬유업계가 원사에서 어패럴에 이르는 모든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지만 이들 모두가 협력 대신 인건비만을 노리고 중국 등 제3국으로 이전한 만큼 업계 공동의 노력이 절실하다는 의미다. ㈜코오롱의 섬유사업 부문에서도 미국 수출은 크지 않다. 섬유 부문 실적에서 의류용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지난 2005년 45%에서 지난해에는 17%로 큰 폭으로 줄었다. 그만큼 직접적인 대미수출이 미진한 가운데 FTA 과실을 노릴 수 없는 상황이다. 배 사장은 “대미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연구소 등에서 활발한 연구가 이뤄져야 하지만 국내 섬유업계에서 연구소를 갖춘 곳은 코오롱과 효성뿐”이라며 “이 같은 현실에서 고가 시장인 미국시장을 효과적으로 뚫기는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결국 정부와 섬유업계가 한마음으로 뭉쳐 한시라도 빨리 국내 섬유산업의 경쟁력을 높여는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신발·양말업체도 '희색' '개성공단 생산제품까지 한국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면야….' 이번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가장 기다리던 업종은 다름 아닌 신발과 양말을 제조하는 중소기업이다. 이들은 지난 80~90년대 호황을 누린 후 중국산 물량과 국내 설비의 제3국 이전으로 사실상 생존을 위한 영업활동에 매달려왔다. 하지만 이번 FTA 타결을 계기로 대미수출물량 급증은 물론 원가경쟁력 확보로 천군만마를 얻은 듯한 분위기다. 특히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도 한국산으로 인정받게 되면 'FTA 특수'를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천종기 부산신발산업진흥센터 마케팅지원팀장은 "국내 신발산업은 국내에 생산공장이 100여개에 불과해 간신히 신발산업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며 "6~37%에 이르는 관세혜택은 신발산업의 제2의 부흥기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개별 중소기업 역시 한미 FTA 타결에 따른 후속대책 수립에 분주하다. 정승의 삼덕통상 상무는 "정식 발효까지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지만 FTA 타결은 신발산업의 붐을 재연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며 "대미수출량을 다시 늘려나가 내수 비중을 축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회사는 한때 대미수출 금액이 400만달러에 육박했지만 지난해에는 25% 수준인 100만달러 수출에 머물렀다. 정 상무는 이어 "만일 개성공단 생산제품도 한국산으로 인정받게 되면 신발산업은 도약을 위한 양 날개를 다는 격"이라며 "우선 인건비가 국내와 비교할 때 미미해 중국산 제품과의 정면 승부가 가능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삼덕통상에 따르면 개성공단 근로자의 한달 기본급은 57.5달러 수준인 데 반해 국내는 74만원이다. 결국 개성공단 근로자의 임금은 국내의 10분의1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그만큼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하게 된다. 양말 업계 역시 마찬가지. 대구의 한 양말업체는 최근 대미수출을 재개하기 위한 검토를 시작했다. 중국의 물량ㆍ저가 공세로 대미수출선이 완전히 끊겼지만 관세혜택을 앞세워 가격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중국산 양말은 국내보다 25~30%가량 저렴한데다 대단위 설비로 양말을 제조하고 있다"며 "하지만 여전히 기술수준이 떨어져 관세혜택을 발판 삼아 수출물량을 다시 따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 중기청이 발표한 '한미 FTA 체결에 따른 중소기업 부문 대응방안'도 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중기청이 시장조사에서부터 마케팅에 이르는 종합적인 지원으로 국내 중소기업이 FTA의 열매를 거머쥘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중소기업의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이 생산하는 아이템은 기술수준은 높지만 시장조사와 마케팅 능력이 대기업보다 현격하게 떨어진다"며 "FTA 효과를 이들 업체가 얻기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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