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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가치 상승세 지속 촉각
입력2004-02-15 00:00:00
수정
2004.02.15 00:00:00
정문재 기자
봄 기운이 대지를 녹이고 있다. 19일은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雨水)다. 자연은 어김없이 봄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우리의 마음은 아직도 한겨울이다. 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가 자유무역협정(FTA)비준 동의안을 세 차례나 무산됐는가 하면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아 경기회복을 가로막는 새로운 복병으로 등장했다. 이런 외부 악재로 수출마저 둔화될 경우 국내 경기는 깊은 침체의 수렁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국회는 16일 FTA 비준안을 다시 처리할 예정이다. 국회가 지난 13일 이라크 추가 파병 동의안을 통과시킨 것과는 달리 FTA 비준문제는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회가 지난 9일 FTA 비준처리를 기명투표 방식으로 결정한 것도 FTA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의외로 많기 때문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농민들에 대한 지원 대책 등을 강조하며 국회의원들을 설득중이나 결과를 속단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원화가치 상승압력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규모가 5,000억달러에 육박해 2년 연속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FRB) 의장이 최근 “저금리를 인내해야 한다”고 밝힌 후 미국이 앞으로도 달러화 약세를 용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이 최대의 과제로 떠오르면서 정부는 고용확대 방안을 마련하는데 골몰하고 있다. 정부는 16일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제지도자 회의를 갖는다. 이미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사정 협약이 만들어질 정도로 고용증진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무르익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과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자살이 이런 노사합의 분위기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자살 이유가 근골격계 질환 및 비정규직 차별인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민노총 등 노동계는 다시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16일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를 갖는다. 이날 회의에는 이헌재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장관도 참석한다. 이 부총리가 취임 직후 국세청의 접대비 실명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 부총리가 이날 세무관서장 회의에서 어떤 입장을 제시할 지 관심을 끈다.
한편 재계는 대선자금 불똥으로 당분간 곤욕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번 주부터 정치권에 불법 대선자금을 제공한 기업인들에 대한 사법처리에 들어간다. 검찰은 일부 대기업 총수 및 사장 등 상당수 최고경영자들을 구속한 후 형사처벌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문재기자 timot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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