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실무협상 개최(27일·중국 베이징)로 회원국 간 '지분율 전쟁'의 막이 오른 가운데 우리의 지분율이 당초 기대를 크게 밑도는 3%대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국책 연구기관에서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AIIB 추진 현황과 한국의 대응방향' 보고서에서 "여러 시나리오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지분율은 3.35~3.93%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27일 밝혔다. 57개 창립회원국 중 5~9위 수준이다. KIEP는 세계은행(WB)의 지분율 산출 공식에 따라 시장환율 국내총생산(GDP)과 구매력평가(PPP)환율 GDP를 활용했다.
우리나라에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GDP가 큰 러시아가 역외(비아시아)국으로 분류되고 역내(아시아)-역외 회원국이 각각 75%, 25%의 지분율을 배정 받는 것이다. 아시아 국가가 수혜를 입어 우리의 지분율은 3%대 후반(3.93%)대가 된다. 전체 회원국 중 5위다.
반면 최악은 러시아가 역내국으로 분류되고 역내 외 배분이 각각 70%, 30%로 갈리는 것이다. 역내 지분율이 70%로 제약되고 러시아까지 끼어들면서 우리의 지분율은 3%대 초반(3.35%)으로 주저앉는다. 순위도 9위로 밀린다.
임호열 KIEP 국제협력정책실장은 "당초 4% 이상은 확보할 것이라 봤지만 막판에 러시아 등 GDP가 큰 나라들이 잇따라 회원국이 되면서 우리의 지분율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까지 들어올 경우 우리의 지분율은 더 내려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정부 안팎에서는 지분율이 6%는 돼야 우리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으로 봤다. 정부는 내심 중국·인도·호주 등에 이어 3~4대 주주 자리도 기대했다. 하지만 실제 지분율은 기대치에 반토막이 날 것으로 보여 우리가 AIIB 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우리가 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는 아시아개발은행(ADB) 내 한국 지분율도 5%(5.06%)가 넘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