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증권거래소들 "몸집 키우자" 美·유럽증시 세력확장에 대응 M&A·제휴 적극SGX·TSE등 역내 해외거래소 지분 잇단 인수한국은 정보공유 차원그쳐 亞금융허브 '무색' 최수문 기자 chsm@sed.co.kr 아시아 지역의 증권거래소들이 인수ㆍ합병(M&A) 등을 통한 덩치 키우기에 본격 나서고 있다. 미국ㆍ유럽 등의 메이저 증권거래소가 잇따른 합병을 통해 세력확장에 나서면서 아시아 거래소들도 국제적인 흐름에 뒤지지 않기 위해서다. 이런 가운데 한국증권선물거래소의 대외협력은 세계 25개 거래소와 정보공유 차원에 그치고 있어, 정부의 아시아 금융허브정책을 무색케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에야 캄보디아증권거래소에 시스템노하우를 전수한 정도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 아시아 증권거래소들이 M&A 및 제휴 협상에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싱가포르증권거래소(SGX)가 그 선두에 있다고 소개했다. 싱가포르거래소는 도시국가라는 한계를 벗어나고 지역 허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해외 거래소와의 제휴를 적극 추진 중이며, 지난 3월 인도 뭄바이증권거래소의 지분 5%를 4,300만달러에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국제화, 대형화에 나섰다. 싱가포르거래소측은 이와 관련 "오는 2012년까지 상장기업의 절반을 외국회사로 채우면서 지역 금융허브가 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 최대의 증권거래소인 도쿄증권거래소(TSE)도 싱가포르거래소의 지분 4.99%를 3억달러에 인수했다. 도쿄거래소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ㆍ런던증권거래소와의 제휴관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아시아 지역에도 세력을 확고히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아시아 국가들만으로는 문화적ㆍ기술적 격차가 심해 통합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아시아 증권거래소들이 그동안 지역내 M&A나 제휴에 소홀했던 것은 증권시장의 발달단계의 차이 때문이었다. 게다가 관련 법률ㆍ규정, 시장구조 차이 및 기술적 문제가 겹치면서 상호교류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일례로 싱가포르거래소의 경우 지난 2005년 시도한 호주증권거래소와의 공동거래시스템 구축은 거래량 부족으로 실패했고 말레이시아증권거래소와의 제휴도 기술적 문제로 몇년 동안이나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또 도쿄거래소나 한국거래소등 많은 거래소들이 상장되지 않아 주식거래를 통한 M&A가 쉽지않은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상장된 거래소는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호주 등 몇몇에 불과하다. 그러는 동안 미국이나 유럽 거래소들은 M&A를 통해 무한팽창에 나서고 있고 또 무풍지대인 아시아로의 진출도 서두르고 있다. 증권거래소들의 M&A 붐은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유로넥스트를 인수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비록 실패했지만 미국 나스닥이 런던증권거래소(LSE) 인수도 시도했다. 나스닥은 결국 스웨덴의 OMX 합병을 통해 유럽시장에 안착했다. 이에 대해 런던거래소는 이탈리아 밀라노증권거래소와의 합병으로 맞서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뉴욕거래소가 1월 인도증권거래소의 지분을 인수하는 것과 함께 도쿄거래소와 포괄적 업무제휴 협정을 맺었으며 독일증권거래소도 뭄바이거래소의 지분을 획득했다. 크레디리요네(CLSA)의 앤드류 하틀리 싱가포르 지점장은 "아시아 증권거래소들이 정보교류 등 상호협력 관계를 넓혀가고 있지만 아직은 시작단계에 불과하다"며 "이것은 서구 증권거래소의 팽창에 맞서고 생존자체를 유지하기 위해 절실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06/2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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