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텔레그래프는 11일(현지시간) 발표된 프랑스 11월 근원 인플레이션의 전년 대비 상승률이 -0.2%로 통계 관측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BNP파리바는 이와 관련해 "유가폭락 등으로 향후 물가하락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같은 기간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 대비 상승률도 5년 만의 최저치인 0.3%에 그쳐 유럽 전역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반면 ECB가 금융시장에 1조유로의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목표로 도입한 부양책들은 줄줄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ECB의 2차 표적형 저금리장기대출(TLTRO) 시행 결과 유로존 은행들은 1,298억유로를 대출받아 블룸버그 전문가의 예상치였던 1,480억유로에 미달했다. ECB는 오는 2016년까지 총 여덟 차례 대출신청을 받을 예정인 가운데 지금까지 두 차례의 TLTRO를 통해 유로존 은행들이 빌려간 자금은 2,120억유로에 불과하다. 이는 목표로 했던 4,000억유로의 절반 수준이다. ABN암로의 닉 쿠니스 이코노미스트는 "TLTRO는 대형 바주카포가 아닌 장난감 총에 불과했다"고 평가했다. TLTRO란 ECB가 저금리(0.15%)로 은행에 돈을 빌려주고 은행은 이 돈을 기업에 싼 이자로 대출하는 방식의 경기부양책이다.
ECB의 또 다른 부양책인 커버드본드와 자산유동화증권(ABS) 매입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다. 5일 기준 누적매입 규모는 ABS 209억2,700만유로, 커버드본드 6억100만유로 등 총 215억2,800만유로에 불과하다.
이 같은 상황으로 강력한 ECB 추가 부양책의 필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당장 내년 1월 첫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가 실시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닉 매슈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결과로 ECB가 국채매입을 단행하겠다고 발표할 날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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