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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곰솔길' 거닐다 해식 동굴서 약수 한모금 축이고…

■ 화살촉 지형 천혜의 보고 삽시도

충청남도서 세 번째로 큰 섬… 둘레길 들어서면 황금 솔잎 인사

썰물 백사장선 잠겼던 샘물 솟아… 추억 되살리며 맛조개·고둥 채취

'국내 최고 맛 자랑' 바지락은 덤

삽시도의 둘레길에는 40년이 넘은 소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져 있다. 솔잎이 황금색인 ''황금곰솔''도 자생하고 있다. 해 질 녘에 황금색이 더 도드라져 보인다.

물망터는 밀물이면 바닷속에 잠겼다가 썰물 때면 백사장에서 깨끗한 샘물이 솟아나는 샘이다.

면삽지 초입 왼쪽의 절벽 아래에는 작은 해식동굴이 있는데 안에는 맑고 시원한 약수가 솟아나고 있다.

'날씨 정말 안 받쳐 준다'는 생각에 짜증이 났다. 장마가 시작된다고 해서 예정보다 하루 일찍 출발했는데도 하늘은 금방 빗방울을 뿌릴 듯 어두침침했다. 게다가 안내를 맡기로 했던 이장 강동철씨는 발가락에 통풍이 도져 걸을 수 없다고 했다. 그래도 부두에서 섬 구경을 온 중년의 부부와 동행을 하게 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삽시도를 찾은 게 이번으로 세 번째"라는 강성주(56), 한명주(52)씨 부부가 삽시도를 또 찾은 것은 대학교수인 남편 강씨가 몇 해 전 학생들과 수학여행을 와서 바라본 밤하늘 때문이었다. 강씨는 "그때 올려다본 밤하늘에는 별이 쏟아질 듯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은 밤하늘에 별은 고사하고 대낮에 해도 보이지 않았다.

이들 부부의 오붓한 여행에 눈치 없이 동행한 둘레길 탐방은 남쪽의 수루미해수욕장 서쪽 끝 금송사 입구에서 시작한다. 계절이 초여름이라 바람은 남쪽에서 불어왔다. 강 이장은 "바람에 밀려오는 파도가 바닷가에 떠도는 부유물을 실어오기 때문에 남쪽 해안인 수루미해수욕장보다는 북서쪽의 진너머해수욕장이나 거멀너머해수욕장이 깨끗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자가 보기에는 수루미해수욕장도 훌륭했다. 수루미해수욕장은 경사가 완만한데다 모래사장의 폭이 꽤 넓어 보였다. 해수욕장이 끝나는 지점부터 산을 향한 오르막길이 시작됐다. 산길로 접어들자 4령(수목의 나이 1령은 10년을 말한다)쯤 돼 보이는 소나무 숲 때문에 이곳이 섬인지, 아니면 산인지 분간할 길이 없었다. 섬의 이름이 삽시도인 것은 모양이 화살촉 모양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충청남도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인 삽시도에는 230가구 520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그중 55가구가 낚시꾼과 피서객을 대상으로 민박을 치고 있어 숙박 사정은 넉넉한 편이다.

둘레길에 들어서 처음 만나는 볼거리는 황금곰솔이다. 섬의 남서쪽 끝에 자생하고 있는 황금곰솔은 곰솔(해송)의 돌연변이종이다. 황금곰솔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솔잎이 온통 황금색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세 그루만 자생하는 희귀한 소나무인 황금곰솔은 밤섬해수욕장 서쪽 끝 솔숲에 위치한 암자 옆에 있다. 평시에는 황금색이 별로 도드라져 보이지 않지만 해 질 무렵에 보면 황금색이 뚜렷하다고 한다.



황금곰솔에서부터 0.7㎞를 더 가면 물망터가 나온다. 물망터는 밀물이면 바닷속에 잠겼다가 썰물 때면 깨끗한 샘물이 솟아나는 샘으로 음력 칠월칠석에 여자들이 샘물을 마시면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이야기가 전해오는데 기자는 물망터를 찾을 수 없었다. 둘레길 이정표에만 물망터라는 표시가 있을 뿐 해변으로 내려가니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물망터에서 1.2㎞ 북쪽으로 올라가면 섬에서 풍광이 가장 빼어난 면삽지가 면모를 드러낸다. 면삽지는 진너머해수욕장 남쪽의 무인도로 밀물 때는 섬으로 있다가 썰물이 되면 모래톱을 통해 삽시도와 연결된다. 면삽지 초입 왼쪽의 절벽 아래에는 작은 해식동굴이 있는데 안에는 맑고 시원한 약수가 솟아나고 있다. 예전에는 면삽지에 가려면 썰물 때에 맞춰 진너머해수욕장 남쪽의 갯바위지대를 거쳐야 했지만 서해안 기름유출 사고 당시 방제작업용 도로가 개설된 덕에 지금은 접근이 한결 수월해졌다.

물망터를 지나면 진너머해수욕장과 거멀너머해수욕장이 차례로 나온다. 진너머해수욕장은 마을의 당산 너머에 있는 1㎞의 백사장이다. 백사장 양쪽 끝머리의 갯바위에서 낚시를 즐길 수 있고 백사장 뒤편의 소나무 숲에서 야영도 할 수 있다. 거멀너머해수욕장은 진너머해수욕장을 지나쳐 얼마 안 가면 나오는데 모래사장이 1.5㎞에 걸쳐 펼쳐져 있다. 물이 맑고 경사가 완만해 어린이들도 안심하고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곳이다. 백사장의 물이 빠지면 맛조개를 채취하거나 고둥을 주워담을 수도 있다. 민박과 펜션들은 삽시도의 둘레길 10㎞의 끝자락인 진너머해수욕장 근처에 대부분 몰려 있다. 강 이장은 "삽시도는 태안 유조선 사고 때 피해가 큰 지역이었지만 이제는 생태계가 완벽하게 복원됐다"며 "연간 7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데 7~8월 성수기에 가장 몰리는 편이고 10~11월은 낚시꾼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참고로 삽시도는 9월부터 주꾸미 철이 시작되고 10~11월에는 우럭과 광어·놀래미 등의 입질이 활발하다. 강 이장은 "가을에는 섬 주변 아무 곳에나 낚시를 던져도 입질이 온다"며 "특히 삽시도 바지락은 국내 최고의 품질로 가격도 가장 비싸다"고 자랑했다. 민박은 5~6명이 잘 수 있는 방이 비수기 평일에는 5만~6만원, 주말에는 8만~10만원, 성수기에는 13만~15만원선이다. /글·사진(삽시도)=우현석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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