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가 상장 후 지분 매각에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오버행(대규모 대기 매물) 이슈도 없을 것입니다."
오는 17일 공모주 청약에 들어갈 김익중(사진) 동일제강 사장은 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상장 후 대주주가 지분을 팔아 차익을 거두려 했다면 상장 과정에서 신주 500만주 발행에 그치지 않고 구주 매출도 함께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상장 전 투자자의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선 것이다.
동일제강은 지난 1959년 설립돼 반세기 넘는 역사를 자랑하지만 1975년 유가증권시장에 처음 상장됐다 '2차 오일쇼크'를 맞아 5년 만에 상장 폐지되는 아픔을 겪은 바 있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부도가 났다 화의 절차를 거쳐 2004년 ㈜삼목에 합병된 후 다시 분할돼 동일제강으로 돌아온 만큼 40년 만의 두 번째 상장은 어느 기업보다 남다르다.
동일제강 최대주주는 92%의 지분을 보유한 김준년 삼목에스폼 대표와 친인척 등이다. 김준년 대표는 지난해 8월 코스닥 상장사인 삼목에스폼의 지분 6.12%(60만주)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팔아 180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삼목에스폼의 주가는 한동안 약세를 면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김준년 대표가 동일제강 상장이 마무리되면 또 지분 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김 사장은 "김준년 대표가 2009년 선친 작고 이후 물려받은 주식의 상속세와 일부 추징금, 회사 부채 등을 갚기 위해 여유 지분을 판 것"이라며 "당시에도 주가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할인된 가격으로 기관투자가에 한 번에 넘겼다"고 설명했다. 2007년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김익중 사장은 "최대주주가 상속세 등 금전 문제를 해소한 만큼 동일제강의 지분을 한 번에 매각할 이유는 사라진 셈"이라며 "향후 지분 변화 등 주가에 영향을 미칠 중요사항이 발생하면 상세한 이유를 기술해 즉시 공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동일제강은 이번 상장을 계기로 자동차 부품에 활용되는 소재인 알루미늄 세경봉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철강 경기가 좋지 않은 만큼 알루미늄 세경봉 부문을 차기 주력사업으로 육성하려는 것. 김익중 사장은 "이미 2곳 이상의 자동차 부품 업체와 납품 논의를 마쳤다"며 "내년 2·4분기부터 본격적인 수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동일제강은 오는 10~11일 수요예측을 거쳐 17~18일 공모주 청약을 한 후 이달 말께 유가증권시장에 이름을 올린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