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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 사랑의 꽃 피웠어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지하철에 핀 「사랑의 꽃」이 화제다.서울 지하철 19곳에 자리를 잡고 있는 사랑의 꽃집은 판매원 38명 가운데 29명이 소아마비 등 장애인이다. 이들은 플라워 디자이너(꽃꽂이 전문가)와 2교대로 서로 호흡을 맞추면서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사랑이 듬뿍 담긴 생화를 팔고있다. 사랑의 꽃집을 운영하는 곳은 한국절화절화농업협동조합 산하 사랑의 꽃집 사업단(단장 오양복) 이들은 장애인 고용창출과 국내 화훼농가의 매출을 늘리는데 기여한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지하철 2, 3, 4호선에서 볼 수 있는 사랑의 꽃집은 매장이 1.3평에 불과한 작은 공간. 그러나 장애인들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삶의 터전이며, 꿈의 일터다. 지난 94년 말 문을 연 사랑의 꽃집은 98년 4월 경영난으로 지하철 임대료가 4개월치나 밀린 상태에서 문을 닫아야 했다. 장애인들도 월급이 2개월이나 밀린채 길거리에 나앉을 수 밖에 없었다. 전문경영인 없는 절화조합측의 경영미숙과 장애인들로만 구성된 판매원들의 경험부족이 그 원인. 더구나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로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눈물을 머금고 간판을 내려야만 했다. 그런데 5월들어 吳단장이 취임하면서 재기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吳단장은 실직한 장애인의 재고용과 화훼농가 육성이라는 명분을 바탕으로 서울지하철공사와 장애인 고용촉진공단을 설득했다. 특히 대대적인 경영혁신 방안을 제시해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독립채산 방식으로 운영하고, 장애인의 고용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3~4년 이상 숙련된 플라워 디자이너와의 듀엣판매를 시도했다. 관리이사를 다수 영입해 책임경영을 실현한 것도 큰 변화였다. 장미 국화 안개꽃 등을 생산하는 20여 화훼농가와의 직거래를 통해 고품질을 유지하면서 일반 꽃집보다 15%가량 가격을 낮췄다. 서울 어느 지역이나 본사 발송망을 통해 2시간내에 배달하는 스피드경영시스템도 도입했다. 지하철공사는 吳단장의 경영능력을 인정, 매장을 8개월이나 철거하지 않은채 올 1월부터 사랑의 꽃이 다시 필 수 있도록 배려해 줬다. 물론 밀린 1년치 임대료는 사전에 정산했다. 이 과정에서 장애인공단의 지원도 큰 힘이 됐다. 공단은 계속해서 판매 장애인들의 월급(65~70만원)을 절반가량 보조하고 있다. 사랑의 꽃집은 판매점 2곳을 관리하며 책임경영을 맡아 줄 관리이사를 선발중이다. 사업단의 추천을 통과하면 이들은 일정 지분을 투자하는 조건으로 매장에 대한 책임관리를 통해 본사와 이익을 나눠 갖게 된다. 오양복단장은 『한때 시들어 버린 사랑의 꽃이 다시 필 수 있도록 배려해 준 지하철공사와 장애인공단에 깊이 감사한다』며 『금년말까지 매장을 30~40개증설할 계획이다』고 밝혔다.(02)591-0655 /고광본 기자 KB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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